한울원전에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들어선다

중수로 원전 월성본부 이어 경수로 원전 고리·한빛·한울에도 조성
2030년 운영 개시 목표…반핵단체 중심 반발 여론 과제

월성원자력본부 내에 조성해 운영하고 있는 맥스터 전경. 한수원 제공

한수원이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에 이어 한빛원전과 한울원전에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방사선보건원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빛·한울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추진계획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은 중수로 원전인 월성원자력본부에는 이미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월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경수로 원전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도 건식저장시설을 짓기로 결정했고, 이번에 한빛과 한울원전에도 만들기로 의결했다.
   
원전 가동 후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현재 '습식저장시설'에 두고 일정 기간 열을 식히는 냉각 과정을 거친다. 이후 '중간저장시설'로 옮긴 후 '영구처리시설'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중간저장시설도 갖추지 못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원자력 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이에 한수원은 '한시적'으로 건식저장시설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고, 이후 중간저장시설이 만들어지면 옮길 방침이다. 건식저장 방식은 원전을 운영하는 33개국 중 24개국이 채택한 저장 방식이다.
   
경북 울진에 있는 한울원자력본부 전경. 한수원 제공

건식저장시설은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과 경북 울진군 한울원전 부지 내 지상에 지을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된 금속 용기를 격납 건물 안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월성원전의 사례를 감안하면 설계와 인허가, 건설 등에 7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영 시작 시점은 한빛·한울 본부의 저장 용량이 포화하기 전인 2030년이 목표다.
   
그러나 반핵단체를 중심으로 반발도 예상된다. 영구처리시설 건설은 지난 수십 년간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건식저장시설이 들어서면 결국 원전 부지가 고준위 방폐물 영구 처분장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식저장시설을 만들 법적 근거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국회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설계 방향이 구체화하면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 기본계획에 따라 지역과 협의해 합리적인 지역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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