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른바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관련 공범 1명을 추가 입건하고, 관계자 5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5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5명이고 공범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범행 직후 체포한 3인조 이외 추가 공범을 확인한 일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경찰은 지난 2일 다른 공범 20대 이모씨를 살인 예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바 있다.
또 경찰은 "출국금지 대상자는 5명이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강남 납치·살해' 사건 관계자 중 5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공범이라든지, 윗선, 출국금지와 관련해 경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4번째 피의자 이씨와 달리 이날 새롭게 입건된 5번째 피의자와 출국금지 대상자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이미 신병을 확보한 상태이고, 공범과 관련돼 혐의 등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인 지난 4일 이씨에 대해 강도예비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애초 이씨를 살인예비 혐의로 입건했던 경찰은 실제 살인 행위에는 가담하지 않고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영장 신청 단계에서 혐의를 바꿨을 뿐, 수사를 마치고 적용할 혐의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반면 경찰은 새롭게 등장한 5번째 피의자에 대해서는 체포 여부 등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씨와 달리 관련 정보를 감추면서 "이씨는 신병을 확보했다"고 구분짓고 "추가 입건자에 대한 말씀드린 부분 외에 정보를 제공하는건 공범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경찰이 아직 5번째 피의자의 행방을 뒤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경찰의 언급들도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공범들이 경찰 수사를 피해 은닉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된 피의자 신원 등에 대해 수사상 기밀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곧 경찰이 현재 입건한 5명 외에도 이 사건의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밤 11시 46분쯤 피해여성의 주거지 근처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차에 태운 뒤 대전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유기하거나,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약 두세 달 전부터 피해자에 대한 미행이 시작됐고 피의자들 간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사전에 철저히 공모된 '계획범죄'로 규정해 공범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