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 방문 기간 중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무대가 될 '부산 북항'에서 펼쳐질 3차 프레젠테이션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와 부산시는 북항이 우리나라 최초의 무역항에서 시작해 일제 수탈과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재생·복원·미래의 아이콘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BIE실사단은 나흘간의 부산 현지 실사 일정 가운데 5일 엑스포 무대인 북항을 둘러본다.
정부와 시는 3차 PT를 통해 북항의 역사와 경쟁력·매력, 엑스포가 펼쳐질 모습을 설명한다.
건축 전문가인 진양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북항과 부산의 역사를 연결해 유치 당위성을 강조한다.
북항이 대륙과 해양 문화의 접점이자, 재생·복원의 아이콘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구와 중구, 동구, 남구에 둘러싸인 북항은 1407년 부산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인천항(1876년)이나 원산항보다 훨씬 더 일찍 문을 열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대륙 침략의 거점이자 식민지 수탈품을 일본으로 수송하는 통로로 활용된 통한의 역사도 안고 있다.
또,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광복을 맞아 북항으로 귀환해 고향 땅을 밟았고, 6.25 한국전쟁 때는 군수· 원조 물자가 오가는 수송기지로 활용됐다.
수출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던 1960년에는 대한민국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며 24시간 쉼 없이 돌아갔다.
2000년까지 전세계 3대 컨테이너 항만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2010년 강서구 가덕도에 부산 신항이 문을 열며 항만기능이 이전되자 북항의 영화로운 역사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제 북항은 우리나라 최초의 항만 재개발 사업과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무대로 대전환을 꾀한다.
북항 재개발은 2008년부터 본격화했고, 바다 일부를 매립해 친수공간과 기반 시설을 다지는 1단계 사업인 '북항 마리나'가 준공됐다.
실사단 방문 일정에 맞춰 정부는 북항 1단계 부지 중 도로 3.1㎞(중앙역~국제여객터미널), 공원 9만 ㎡, 공중 보행로(부산역~국제여객터미널), 해안 조망대 등을 3일 부터 개방했다.
부산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2단계 개발이 본격 시작된다.
정부와 시는 낡고, 오래된 항만이 복합문화시설을 겸비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재생과 복원을 통해 물과 땅이 어우러지는 미래의 땅으로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부산엑스포 슬로건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와 연결되는 것을 부각한다.
특히 시는 엑스포 전시장이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환경을 파괴하면서 개발되는 것과 달리, 부산엑스포의 경우 기존 산업기반 항만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것을 강조할 방침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현장이 어떻게 연출될지도 관심사다.
먼저, 축구장 277개 넓이인 198만㎡ 규모 엑스포 전시장 유료 구역에는 진입광장과 전시관이 들어선다.
전시관 사이에 있는 '트랜스포메이션 스퀘어'는 참가자들이 문화행사 등으로 교류할 수 있는 광장으로 꾸며진다.
BIE 100년의 역사를 담고 미래 엑스포 개최국의 교육공간으로도 쓰일 수 있는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에서 공헌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번영을 담은 'ODA 기념관'도 선보인다.
해양도시라는 부산 특성을 극대화한 플로팅 공원 등 친수공간도 조성된다.
유엔 해비타트와 힘을 합쳐 해안지역 기후 난민을 위한 대안공간인 해상 도시도 2030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기존 항만에서 쓰였던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고, 크레인 3개는 그대로 남겨 관광 포인트로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시회장은 전시회가 끝난 후에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설정돼 최첨단 지식산업과 비즈니스 공간으로 다시 탈바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