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또다시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쏠리며 공방이 이어졌다. 한 장관도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강하게 맞서며 본회의장에는 여야 의원들의 응원과 야유가 쏟아졌다.
맨 처음 질의에 나선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한 장관과 검찰 수사권, 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두고 대립했다. 김 의원이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높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그렇게 여론을 말씀하신다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부결이 잘못됐다는 것도 50%가 훨씬 넘는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애창곡이 있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 한 장관은 "제가 특별히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한 장관이 이끄는 검찰을 보니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난다"며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 가사를 언급했다. 한 장관은 "지금 말씀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지난 3월 유럽 출장 당시 들고 간 책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그냥 비행기에서 읽으려 한 책이고 별 의미가 없다"고 답했지만 김 의원은 "지금 장관이 읽어야 할 책은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법무부 장관님은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같아 보인다. 법치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교묘한 말로 허물어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사전 예행연습용 국회 간 보기로 활용된, 한 장관이 지휘한 입법부 농락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인신 구속이 필요한 상태에서 피의자 본인에게 확인해야 할 게 많고 수사할 게 많다는 얘기인데 검찰은 노 의원을 91일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뇌물 부분에 대해선 이미 증거가 탄탄한 상태에서 추가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3·1절까지 끼워서 연속으로 방탄할 것이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예상하기 어렵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검찰과 한 장관이 우리를 이런 식으로 농락해도 되는가"라고 물으며 여야 의원들 사이 고성이 오갔다.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질 때마다 여당에서는 "파이팅" 등의 응원이, 야당에서는 "한동훈을 국회로", "김건희 여사 수사하세요" 등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 입장하며 기자들과 만나서도 총선차출론에 반박하며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한 '(한 장관의) 마음이 이미 여의도밭에 와 있다'는 주장에 한 장관은 "제가 여의도는 부를 때 가끔만 오지 않나"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은 법사위에서 자주 뵙는데 제가 있을 때 당당히 말씀하셨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