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벌써 20년 가까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한국생명존중연대는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는 현 상황을 "이 시대의 가장 심각한 재난"으로 규정하며 정부와 국회, 민간이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생명의전화·한국자살예방협회·한국종교인연대 등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한국생명존중연대(생명연대)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제3회 삶이오(3·25) 생명존중의 날' 기념행사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귀하고 아름다운 생명! 우리 모두 지키고 살리자!'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생명연대와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며, 보건복지부 장관·BNK경남은행·한국사회복지공제회 등이 후원한다.
조성철 생명연대 상임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되는 이날 기념식에서는 남녀 청년 2명이 '생명 존중의 날'의 의미를 선포하며 4대 종단(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과 학회, 시민단체의 선언문 낭독도 이뤄질 예정이다.
박인주 박사(前 대통령실 사회통합수석)는 '자살대책 정부·국회·민간 모두가 해결하자! - 자살률이 감소되지 않는 이유와 대책'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 한국자살예방협회 기선완 회장,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상진 상임이사, 안실련자살예방센터 양두석 센터장, 생명존중정책민관협의회 운영지원단장 하상훈 단장, 보건복지부 이두리 자살예방정책과장 등은 토론자로 참여한다.
생명연대는 "인간의 생명은 지구보가 무겁고 우주보다 소중하고 귀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매일 720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저출산 국가로 전락한 우리 현실에서 1년에 소중한 국민 1만 3352명이 자살하고 있는 엄연한 사실을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살사망자의) 남은 유가족은 가족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 괴로움, 낙인, 수치감의 고통과 아픔으로 사회생활에의 적응이 어려운 데다 암 등 불치의 성인병에 걸리거나 제2의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3월은 1년 중 가장 자살이 많은 달"이라며 "40~50대 직장인들이 연말연시 인사 조치, 구조조정 한파, 신학기 자녀등록금의 중압감, 가족의 기대에 부응치 못한 가장의 가슴 아픈 정서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활동이 위축되는 겨울이 지나고 밝은 햇살과 역동적 분위기가 살아나는 봄이 되면 오히려 자신이 고립되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3월 25일을 '삶이오 생명존중의 날'로 정한 생명연대는 "자살은 경제적·사회적·환경적 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는 물론 이제는 온 국민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생명연대 등은 이날 오후 국회를 출발해 더불어민주당 당사→국민의힘 당사→여의도공원→KBS 본관→광복회관 등을 돌며 생명존중 표지판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는 거리 캠페인도 벌인다. 오는 25일부터 오는 9월 10일까지 각 생명운동단체별로 1000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각종 행사 시마다 서약 입장을 유도하는 등 '3만인 생명존중 서약'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본 행사의 확장성을 위해 4대 종단별로 토크쇼를 개최하는 한편 온라인 크리에이터 및 유튜브 콘텐츠와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실효성 있는 인식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