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화재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 전기차의 특성상 대형사고로 번질 우려가 있어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
이곳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전기차의 진입을 전면 금지했었습니다.
전기차 화재로 인한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섰던 겁니다.
현재는 성남시 요청에 따라 금지 조치를 해제했지만 우려는 여전합니다.
[건물 관리인: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보도나 각종 자료를 보고선 저희 건물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건데요. 전기차 화재가 한 번 일어나면 진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분명하니까….]
일반 차량과 달리 다량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는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화재 발생 시 일반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고, 이동식 소화수조 등 특수장비를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은 이러한 특수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소방차 진입조차 어려워 사고에 취약한 실정입니다.
[최두찬 경기대 공학대학원 겸임교수: 전기차 화재가 위험한 부분이 배터리 열폭주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하면 일반적인 화재 소화 방식으로는 진압이 되질 않거든요. 소화수조를 갖고 와서 배터리 화재 난 부분을 물에 담가서 화재를 진압한다든지 이런 방식이 있는데 문제는 이렇게 대규모 건축물의 지하주차장 등 차량이 밀집해 있는 공간 같은 경우 차량 한 대에서 화재가 나면 화염 전파가 급격히 돼서 2차, 3차 화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큽니다. 특히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지하주차장에 설치돼 있는 소방시설인 스프링클러 등으로는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가 있고, 또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공간이다 보니까 화재 진압이 어렵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4건으로 해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29건에 달해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예방 및 소화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성근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평택4): 최근 매스컴을 통해 전기차 화재가 일어나는 것을 봤겠지만 전기차는 화재 진압이 어렵습니다. 불을 끌 수가 없거든요. 특히 최근 5년간 화재의 약 36%가 충전 구역에서 발생한 겁니다. 전기차 화재가 야외에서 나면 그런 위험이 없지만 지하 충전 구역에서 화재가 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경기도 내 충전소 100곳 정도 실태조사를 해보니 99%가 지하에 충전구역이 설치돼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중에서도 85% 정도가 화재의 위험성을 대비해서 설치한 게 아니고 그냥 설치가 용이하고 편한 곳, 주민들이 원하는 구역에 설치를 했습니다. 전기차가 증가함에 따라서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보급하기에만 급급했지 안전성이나 화재 예방에 관한 법 규정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이런 문제점 때문에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회도 하고, 또 5분 발언을 통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경기도 내에서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화재 진압할 수 있는 소방시설을 갖추자고 요청했습니다. 법에 없다해서 그냥 방치할 게 아니라 먼저 경기도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해야 다른 지자체도 쫓아와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당국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