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성 갱년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캠페인 저널리즘[눈] NOON, 세계 주요 캠페인 소개
모든 여성의 일생에서 마주하는 당연한 시기 갱년기(menopause)
폐경기, 이젠 금기 아닌 대화와 정보로 이해하는 문화 조성 필요

갱년기 정보 포스터. Pausitivity 캠페인 제공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고, 어지러워서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머리 아파요.
얼굴이 건조해서 아플 지경이예요.
입맛이 없어 덜 먹는데도 배가 나오고 숨만 쉬어도 살이 쪄요
사소한 일에도 짜증 나고 우울해요.
얼굴이 너무 화끈거리고 홍조가 심해서 사람 만나기도 창피해요.
갑자기 온 몸에 열이 나고 더운 게 조절이 안되요.
아무일 없는데 심장이 너무 뛰고 온 몸에 힘이 없어요.
어깨, 허리, 다리 등 온 몸의 뼈가 다 쑤시고 아파요.
남편도 애들도 다 귀찮고 꼴보기 싫어요.
자괴감, 후회, 분노, 근심, 서글픔, 외로움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
별 일도 아닌데 너무 쉽게 화가 나고, 화가 가라앉지 않아요.
6년도 넘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축축 처질까요?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폭발할 것 같아요.


내가 아닌 것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 갱년기

위의 문장은 중년의 여성들이 호소하는 그동안의 내가 아닌 것 같은 이 모든 고통스러운 증상을 표현한 글입니다. 갱년기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마음의 변화 등이 아닌 호르몬 변화로 흔히 사춘기보다 무섭다는 갱년기(menopause)는 월경이 정지되어 폐경으로 접어드는 기간으로 모든 여성이 일생의 어느 시기에 겪는 일입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에 따르면, 폐경은 난소 기능이 한 생물학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전환되는 것으로 마지막 월경 후 12개월이 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또,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변함에 따라 월경 주기나 일과성 열감(hot flash), 혹은 기타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34개에 달하는)의 변화를 겪을 수 있는 폐경 전후 기간을 폐경 전환기(perimenopause)라고 합니다.

폐경 전환기는 대부분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시작됩니다. 일반적으로 약 7년 동안 지속되지만 사람에 따라 14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간은 체질이나 건강 상태, 월경 시작 연령, 흡연 습관, 인종이나 민족과 같은 생활 방식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응답자의 42%가 갱년기 진단 받는 데 1년 넘게 걸렸으며, 15%는 4년이 걸린다고 답했다. Pausitivity 캠페인 제공

폐경에 대해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는 침묵의 문화

폐경은 질병이 아니며 생존의 일부인 진화적 적응이지만 심혈관 질환이나 골다공증 등 여러 의학적 상태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준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보편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수치심 때문에 증상, 신체적 변화, 의학적 문제 또는 치료 옵션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꺼립니다.

폐경과 관련된 증상과 건강 문제들이 중요하지 않거나 단순히 여성 삶의 일부라고 폄하되기도 합니다. 가부장적 사회의 폐경에 대한 침묵의 문화는 폐경기를 맞이한 여성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이유도 모른 채 갑작스러운 증상으로 고통받거나 중요한 건강 검진이나 치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갱년기 전환은 각 여성에게 독특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마다 신체가 에너지를 다르게 사용하기 시작하여 지방 세포가 변하며 더 쉽게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뼈 또는 심장 건강, 체형 및 구성 또는 신체 기능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폐경은 또한 자궁적출술이나 난소의 수술적 제거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며 자궁이나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호르몬을 복용하지 않으면 폐경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KnowYourMenopause캠페인을 시작한 클레어 쉐퍼드(왼쪽)과 엘리자베스 카 엘리스. Pausitivity 캠페인 제공
#KnowYourMenopause 미리 준비하는 폐경기 캠페인

많은 여성들이 갱년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폐경을 시작합니다. 그 중의 한 명이었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카 엘리스라는 여성은 폐경을 맞을 때까지 별다른 정보도, 준비도 없었다는 상황에 분노하여  #Know Your Menopause라는 슬로건으로 Pausitivity 포스터 캠페인(pausitivity.co.uk)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진단 없이 여러 가지 증상들로 몇 달 혹은 몇 년간을 고통스럽게 보내야 하는 폐경기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등에서 띄엄띄엄 찾지 않도록 모든 병원 대기실에 갱년기에 대한 포스터를 붙여 놓아 남녀 모두 미리 알게 하고 준비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캠페인 목표였습니다.

폐경기,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공공소통연구소 박주범 박사는 "폐경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징후가 있을 때 치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폐경이 몇 년 남았다면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배우고 폐경을 삶의 한 단계로 보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예방 치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일반적인 정보가 유일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상적 삶의 과정인 폐경, 금기가 아닌 인정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폐경 후 인생의 3분의 1 또는 절반을 보냅니다. 미국에서만 현재 50세 이상의 여성들이 6,400만 명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그 수는 10억 명이 넘습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폐경 전환기나 폐경 후 여성의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폐경기는 변화의 시기이기 때문에 불안정하거나 격동적일 수 있습니다. 폐경기를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자 새로운 활력으로 자신의 삶, 관계 및 미래 목표를 재창조할 기회로 인식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누군가 폐경 전환기를 겪고 호르몬 혼돈을 경험하고 있다면 이것이 많은 여성들에게 가장 어려운 단계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종종 그 '인정'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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