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시즌 왕중왕전이 펼쳐진다. 출범 뒤 외인들이 지배해온 PBA 남자부 상금 랭킹 1위를 국내 선수가 처음으로 차지할지 관심이다.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이 오는 3월 2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에서 10일 열전에 돌입한다.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만큼 최대 상금이 걸린 대회다.
남자부 우승 상금은 2억 원, 여자부는 7000만 원이다. 총상금은 5억500만 원으로 시즌 상금 랭킹 상위 32명만 출전할 수 있다.
우승하면 단숨에 시즌 상금 랭킹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남자부 상금 랭킹 16위(2250만 원) 스페인의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2억 원을 더하면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상금이 적은 여자부는 7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면 1위가 확실해진다.
현재 남자부 상금 랭킹 1위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다. 올 시즌 개막전과 정규 시즌 마지막 투어에서 우승한 조재호는 2억2250만 원의 상금을 쌓았다. 2위는 스페인의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로 1억4150만 원이고, 3위는 '최강' 벨기에의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의 1억3250만 원이다.
만약 조재호가 왕중왕전에서도 우승을 거둔다면 시즌 상금 랭킹 1위를 지킬 수 있다. 2019-2020시즌 PBA가 출범한 이후 국내 선수로는 첫 영광이다.
이전까지 상금 랭킹 1위는 외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초대 상금 랭킹 1위는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였는데 1억5050만 원으로 1억2200만 원의 쿠드롱을 제쳤다. 3위도 '그리스 괴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하나카드)로 1억2150만 원을 벌어들였다.
2번째 시즌도 외인들의 잔치였다. 사파타가 첫 왕중왕전 챔피언에 오르면서 3억 원의 우승 상금으로 단숨에 시즌 랭킹 1위(3억650만 원)에 올랐다. 카시도코스타스(1억3950만 원)와 쿠드롱(1억295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왕중왕전을 포함해 4회 연속 우승을 이룬 쿠드롱이 무려 5억650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파타가 1억5550만 원으로 2위에 올랐고,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1억2650만 원으로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즌 상금 랭킹 '톱3'에 들었다.
올 시즌에는 국내 선수가 자존심을 지킬 호기다. 일단 조재호가 유일하게 상금 2억 원을 넘긴 가운데 4전 5기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강민구(블루원리조트)가 1억600만 원으로 7위에 올라 있다. 토종의 존재감을 뽐낼 기회가 왔다.
여자부는 정반대다. 그동안은 국내 선수들이 쭉 상금 랭킹 1위를 지켰다. 이번에는 외인의 기수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범 시즌에만 3승을 거둔 임정숙(크라운해태)이 초대 상금 여왕(4680만 원)에 올랐다. 이듬 시즌에는 왕중왕전 초대 여왕에 오르며 1억 원의 상금을 거머쥔 김세연(휴온스)이 1위(1억2075만 원)에 등극했다. 지난 시즌에는 '당구 여왕' 김가영(하나카드)가 역시 왕중왕전을 제패하며 1억260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스롱이 시즌 상금 랭킹 1위(4940만 원)를 달리고 있다. 김가영이 4815만 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올 시즌 2400만 원대 상금을 거둔 일본인 듀오 히다 오리에(SK렌터카)와 히가시우치 나츠미도 시즌 상금 랭킹 1위에 도전한다.
왕중왕전은 32명이 8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펼쳐 상위 2명이 16강에 진출한다. 여기서부터는 토너먼트로 결승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