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7일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과 관련한 발언에 미묘한 변화를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섭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제가 확인한 범위로는 (천공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천공은 지난해 3월 새 대통령 관저 물색차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육군 서울사무소를 답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장관은 "제가 관계된 사람과 대화해봤을 때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덧붙임으로써 자신이 직접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듯한 어감을 남겼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어진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당사자들이 '그런 일이 없다'라고 얘기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혀" 사실무근임을 거듭 강조했던 것에서 간접화법인 "알고 있다"로 답변이 살짝 바뀐 것이다.
이 장관은 '당사자들이 부인한다고 그것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송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한 발 더 물러섰다.
그는 "그래서 말씀 드린 것이 제가 알고있는 범위 내에서는 없는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송 의원은 "장관은 (앞서 답변에선) 자신있게 이야기 했다, 그런 일 없다고. 당사자들에 의하면 그런 일 없다도 아니고…"라고 따졌다. 이 장관은 "제가 표현(발언) 했던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날 국방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천공' 의혹과 관련해 공관 출입기록이나 CCTV 영상 등 객관적 자료 확인이 부실한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현직에 복무 중인 당사자들의 진술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한계가 있고 오히려 왜곡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천공 의혹을 증언해줄 수 있는 당사자는 당시 공관에 있던 육군 원사, 그리고 천공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경호처 인사 등이 거론된다.
야당은 CCTV 영상이 삭제됐다는 국방부 설명은 믿는다 해도 공관 출입기록마저 제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보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출입기록만 공개해도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질질 끄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