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지사가 13일 도청 간부회의 대신 직원과 마주하며 처음으로 '제안광장'을 열었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도민의 목소리를 듣는 '도민회의'에 이어 도청 직원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장을 마련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제안광장은 영문 약어로 'GPS(Gyeongnam Proposal Square)'라고 이름을 붙였다.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GPS(위성항법시스템)처럼 직원 누구나 도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방향을 제시하는 광장이라는 의미다.
이날 제안광장에는 5급부터 8급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 1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머릿속에 담고 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2017년 폐장된 창녕 부곡하와이 부지를 즐길 거리가 넘치는 청년 명소로 만들자는 제안을 시작으로 해양관광 조성,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적경제기업에 취업 연계, 각종 재난 현장에서 CCTV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드론 영상관제 시스템 도입, 주민의 생활 안전을 확보하는 안심드림마을 조성 등 다양했다.
정책 제안뿐만 아니라 업무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도정의 깊이를 더해줄 전문관 제도 확대, 업무효율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 활성화, 파일 관리방식 표준화 등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아이디어를 냈다.
박 지사는 "도정을 이끄는 건 도지사 혼자가 아니라 전 직원들"이라며 "내가 도지사라는 생각으로 도정을 바라보고 업무에 임하면 도정이 더 발전하고 도민을 위한 도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 간부들만 참석하는 회의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도민회의를, 둘째 주 월요일은 제안광장을 열어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운영한다.
박 지사는 회의를 마무리한 후 최근 대통령 주재 중앙통합방위회의와 중앙지방협렵회의에서 나온 정책들을 공유했다.
그는 우선 대피 시설 확충 방안이 논의된 점을 언급하며 "식수, 발전 시설이 없어 기능하지 못하는 대피시설이 없도록 점검을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대통령실 경제수석·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현 정부의 우주산업 의지를 확인한 점을 소개하며 "경남이 대한민국 우주경제를 주도하려면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기업 유치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중앙 권한 지방 이양 계획에 대해 "지방으로 이양될 57개 과제에 대해 담당 부서에서 정확히 분석하고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눈길을 끄는 건 케이블카에 관한 것이다. 박 지사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케이블카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스위스, 그리스 등에서도 중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경남에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번번이 좌절됐던 지리산 케이블카가 다시 재추진할 뜻을 박 지사가 밝힌 것으로, 그동안 도내에서는 산청군과 함양군 등이 추진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이어 박 지사는 "경남이 주장해온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 이순신 순례길 조성 등 신규 사업을 포함해 관광, 교육, 산업 등 분야별 사업계획을 신속하게 구체화하고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튀르기예 지진 피해와 관련해서도 "6.25 전쟁 때 튀르키예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듯이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도 차원에서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