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어 향후 한반도 정세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5, 10년 단위의 '정주년' 기념일로 평년보다 성대하게 열리는데다 대남‧대미 관계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 동태를 볼 때 8일 밤이나 자정 무렵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례적으로 두 달 전부터 준비한 정황으로 볼 때 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소리 방송(VOA)은 지난 6일 민간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열병식의) 본격적인 예행연습 때 연출되는 '붉은 빛'이 어김없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에서 언급한 '작전전투훈련'과 '전쟁준비태세'를 주목하며 이를 명분으로 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도 예고한 것으로 분석했다.
행사 규모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열병식 이후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할 신형 무기들의 면모다.
북한은 지난 2018년에는 건군절 70주년임에도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감안해 무기 공개를 자제하며 수위 조절을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은 2021년 초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데 이어 이듬해 집권한 윤석열 정부와는 아예 대적관계로 돌아섰다.
여기에다 한미 양국은 오는 3~4월 대규모 연합훈련을 잇달아 실시할 계획이어서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은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고체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정찰위성 로켓발사 등의 역량을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을 등장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미 지난해 11월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기에 보다 진화한 형태의 표본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시험을 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 시험은 했지만 공식적으로 노출하지 않은 다양한 무기를 선보일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전 "지난해 말부터 (열병식) 관련 지역 일대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고, 최근 인원과 차량 등이 크게 증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