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체육관 내 축구 구장, 잔디 하자 땜질 보수로 뒤늦게 '재조성'

광주시 공무원, 하자 보수 미실시 눈 감아 문책받아
시공사, 벌점 감면받으려 자사 비용으로 8월께 전면 재조성 나서기로
박수기 광주시의원, "전면 재조성 공사 철저한 관리·감독 이뤄져야"

염주 체육관 내 축구 전용 잔디 구장이 배수불량으로 잔디가 고사하는 하자 발생이 속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 제공

광주광역시가 염주체육관 내 기존 양궁장 부지에 29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축구 전용 잔디구장이 배수 불량에 따른 하자로 잔디 고사가 속출했지만 땜질식 보수에 그쳐 뒤늦게 전면 재조성 공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광주광역시 관계 공무원들이 하자 보수를 방치하고 하자 보수 준공 검사도 실시하지 않아 문책받았다.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시공사 M 건설을 통해 지난 2018년 1월부터 염주체육관 내 전 서향순 양궁장 부지 19,500㎡ 부지에 축구 전용 잔디 구장을 29억여 원을 들여 착공해 2019년 1월께 준공했다.

그러나 배수 불량으로 무려 9차례나 잔디가 고사하는 같은 하자가 발생해 시공사가 여러 차례 땜질식 보수를 진행했으나 동일 하자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그런데도 광주시 관계 공무원들은 시공사가 제출한 하자보수계획서를 검토하지 않았고, 시공사가 하자 보수공사를 시행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내버려 둔 것으로 광주시 감시위원회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심지어 관계 공무원들은 하자 보수에 대한 준공검사도 실시하지 않는 등 하자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축구 전용 구장에서 동일한 하자가 지속해서 발생한 것으로 광주시 감사위원회 감사로 확인돼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하자 보수 요청 그리고 시공사에 대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행정 처분을 시 종합건설본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올해 20억 원의 예산을 세워 하자 보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시공사 측이 자체 건설사 비용으로 광주 FC 선수단의 연습과 월드컵 경기장 보조 구장의 보수가 만료되는 오는 8월께 재시공에 가까운 전면 재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시공사는 상부 배수층에 모래 등을 기존 240mm에서 350mm로 두껍게 깔아 물 빠짐 기능을 보강하고 하부 배수시설 추가와 함께 전면 교체해 배수 기능을 확대하며 축구장 경사도 재조정해 강우 시 신속히 배수되도록 해 잔디 고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시공사가 축구 전용 잔디 구장을 뒤늦게 전면 재조성에 나선 것은 벌점 부과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을 받지 않을까 우려해 이를 감면받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하자 보수를 방치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훈계조처했으며 해당 시공사에 대해 행정처분은 불가피하지만, 시공사가 자체 비용으로 재시공에 나설 경우 정상참작으로 행정 처분을 위한 청문회 과정에서 행정처분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염주체육관 내 축구 전용 잔디 구장에서 동일한 하자 보수가 9차례나 발생했는데도 관계 공무원들이 시공사의 하자보수 미실시를 눈감고 땜질식 보수로 넘어가려다 행정사무 감사 및 특정감사로 시민 혈세 낭비 없이 시공사 자체 비용으로 재시공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철저한 전면 재조성 공사가 이뤄지도록 광주시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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