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이 눈앞인데…부산 강서 화훼 공판장 화재에 농가·업계 대혼란

지난달 30일 부경원예농협 화재로 선별장·사무실 전소…공판장도 절반 가량 피해
화훼 상품·토마토 등 농작물 소실…전산자료 보관 농협사무실 불타 피해 규모 집계도 어려워
공판장 피해로 당장 경매 진행 불가능…졸업·입학 시즌 등 대목 앞두고 지역 농가 큰 혼란
부산시 "인근 공판장 공간 확보해 출하에 차질 없도록 대책 마련할 것"

지난달 30일 부산 강서구의 부경원예농협 화훼공판장에서 불이 나 건물 2개 동이 완전히 불에 타고, 공판장 건물도 큰 피해를 입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동절기 전국 화훼 수요의 50%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하던 부산의 한 화훼 공판장 화재로 보관 중인 상품이 불에 타고 지역 농협 시설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업계와 관계기관은 큰 혼란에 빠진 와중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역 화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불이 난 부산 강서구 강동동 부경원예농협 화훼공판장은 동절기 전국 화훼 생산량의 50%가 모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상품을 유통하는 농민은 부산·경남권 뿐 아니라 제주도와 전라도 생산농업인 등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재는 선별장과 사무실 건물 2개 동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공판장 1개 동도 절반가량 불에 타 경매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매를 거쳐 공판장에 보관 중이던 국화 등 화훼 상품도 모두 불에 탔다. 토마토 등 선별 작업 중이던 농작물도 일부 소훼됐다.

소방당국은 당시 화재로 인한 피해가 4억 3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전산 자료를 보관하던 농협 사무실까지 완전히 불에 타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나 피해액조차 계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화훼 상품의 경우 이미 경매가 끝난 상태라서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손해는 없지만, 이를 사들인 중도매인들은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별장 내 토마토 등 농작물 또한 출하한 농가와 규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화훼 업계와 피해 농협, 부산시 등 관계기관은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화재로 건물 3개 동이 불타면서 부경원예농협 화훼공판장은 경매를 진행할 수 없는 등 졸업식 시즌 대목을 앞두고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출하를 기다리던 화훼 상품과 농작물이 불에 타면서 상품 공급에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공판장이 불에 타면서 앞으로 1년 이상 경매가 이뤄지기 힘들어 유통 차질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매년 2~3월은 각급 학교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예정돼 화훼 업계의 '대목'으로 불리는 만큼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일선 농가 역시 혼란과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품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위기에 처하자 부산시는 농민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가까운 공판장을 확보해 임시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불에 탄 농산물 수출 선별장 대신 인근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 작업을 진행해 토마토와 파프리카 등 농산물 수출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시 설명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근의 다른 화훼공판장 두 곳에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 날 공간을 이용해 경매를 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농민들의 상품 출하에 차질이 없도록 미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농협 측은 전산 복구가 끝나는 대로 경매 기록과 정확한 피해액, 출하 농가 등을 파악하고 피해 보상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 다음 날 합동 감식을 실시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일단 본건물과 자재창고 사이 통로의 전기제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밀감식을 통한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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