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26일 대공수사권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관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의 건의사항 중 하나가 대공수사권이 내년에 이관되는 문제에 대해 대책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대공수사는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이번 간첩단 사건에서 보듯 캄보디아 등 해외에 나가 북한과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 많다"며 "그러니 해외수사가 같이 이뤄져야하기에 대공수사권 이양에 대한 여러 검토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모았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공수사는)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양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처리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1월 경찰로 이관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최근 국정원과 경찰이 이른바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범위를 넓히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경찰이 전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힘을 실어준 것인데, 이관 백지화를 위해서는 국정원법의 재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3월 8일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찬에서 "후보가 몇 명 등록할지 모르겠지만 전부 다를 선거를 할 수가 없어 컷오프 제도가 신설됐다"며 "3·8 전당대회 때 대통령께서 참석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당원들이 많이 모이고 전당대회라는 좋은 축제이니, 가서 꼭 참석하고 인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오찬 자리에서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또 이날 오찬에서는 아랍에미리트 방문 성과와 관련된 내용이 주로 논의됐다고 한다. 양 수석대변인은 "UAE 대통령이 윤 대통령께 한 이야기가 '300억달러 투자 유치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크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현재 용산과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UAE 투자 관련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번 오찬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오찬을 가진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오찬 일정은 설 연휴 이전에 확정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