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자 중단에 '속앓이' 하는 韓 중소기업

중국 진출 국내 중소기업, 비자 중단에 새해 중국 출장 취소 잇따라
중국 수출 전시회 등도 비자 문제로 차질 빚어
사태 장기화되면 거래 중단, 수출 계약 파기 우려도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단기비자 등의 중단에 이어 중국을 경유하는 한·일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도 중단한 가운데 지난 12일 오전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류영주 기자

중국에서 의류와 식음료 사업을 하는 국내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새해를 맞아 가려던 중국 출장을 최근 포기했다. 한국 정부의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에 맞서 중국 정부도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A씨는 "많을 때는 한달에 4~5번씩 가던 중국 출장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한번도 가지 못했다"며 "마침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새해 들어 풀린다고 해서 중국 출장을 계획했지만 비자 발급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발주도 하고 검수도 해야 하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으니 사업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중장비 사업을 하는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새해를 맞아 현지에 세운 법인을 둘러보려던 계획을 잠정 취소했다.

B씨는 "현지 법인에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한 명밖에 없어 출장을 준비했었다"며 "비자 중단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중국과 거래가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례로 든 두 기업인처럼 중국 출장 등이 사실상 막히면서 중국 수출과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협회 및 단체들도 중국 진출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서울 중구 중국비자서비스센터에 방문객들이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중기중앙회는 다음달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치과의료기기 전시회에 참가할 국내 중소기업 30여곳을 모집중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일부 업체 참가가 불투명해졌다. 오는 3월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인 섬유 전시회 참가도 역시 비자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아직까지는 출장 취소나 바이어 면담 불발 등 간접적인 피해에 그치고 있지만 비자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거래 중단이나 계약 파기 등의 직접적인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내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의 대 중국 수출액은 252억 달러로,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 1170억 달러의 1/5을 차지하고 있다.

A씨는 "중국이 없으면 우리 같은 기업은 힘들어진다"며 "비자 중단 조치에 말도 못하고 기다릴 수 밖에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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