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이하 기자협회)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무겁게 반성한다"며 "일부 언론사 간부와 기자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있는 언론인 출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 거래를 하거나 김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언론계는 충격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기자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어느 직군보다도 높은 윤리의식과 함께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그런 기자들이 금전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저널리즘에 상당한 생채기를 남겼고 일선 기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소속된 기자협회 윤리강령에는 공정보도 및 품위유지와 함께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품·특혜·향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기자협회는 "어느 직군보다 존경 받고 정의로워야 할 기자들이 언론 윤리강령을 어기고 벌인 탈선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해당 언론사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징계 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 해당 언론사의 진상 조사가 모두 끝나면 기자협회 차원의 징계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대장동 특혜의혹 수사 본질을 벗어나 전체 기자들을 부정하게 몰아가거나 이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기자협회는 "일부 기자들의 문제를 침소봉대해 전체 기자들을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특히 검찰은 대장동 특혜의혹 수사라는 본류를 팽개친 채 언론인 수사를 본질을 호도하는 데 악용한다면 이 또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기자협회는 기자들이 연루된 이번 사태에 깊이 반성하며 언론윤리에 대해 성찰하고 자성하는 자정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저널리즘 신뢰 구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겨레신문, 중앙 일간지 간부급 기자 등이 김씨와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겨레신문은 6일 관련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고, 편집국장은 사퇴, 경영진도 조기 사퇴를 표명했다. 또한 해당 기자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고 처분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