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불법 홀덤 펍, 해법은 공정 세금?…"도박 장려 딜레마"

협회 추산 전국 2천여 개 홀덤 펍
우후죽순 공급 배경…"연 매출 10억"
"도박으로 손실 메꾸는 심리 막기 어려워"
사감위, 카지노업‧경마 등만 규제

홀덤 펍 게임 모습. 김대한 기자

최근 도박 홀덤 펍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한국홀덤스포츠협의회(KHSA)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홀덤 펍은 2천여 개에 육박하는 가운데 업계는 홀덤 펍 업주가 세금을 피해 연 매출 10억을 가뿐히 넘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으로 잃으면 도박으로 돈을 다시 벌어들이고 싶은 수요와 세금을 내지 않으며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공급을 막을 수 없어 경찰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단속이요? 다른 곳 가면 그만이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전북 전주 홀덤 펍을 검색하면 전북 지역 입장 방 45개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방마다 운영하는 홀덤 펍의 첫 게임 시간을 알려주는 등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경찰은 전주에만 도박 홀덤 펍이 20여 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곳에서 이뤄지는 현금 교환은 모두 사행행위규제법 위반이다. 칩을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 등을 제공한 업체 대표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홀덤 펍 도박을 한 사람 역시 형법 제246조에 의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성행하는 홀덤 펍 대부분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한 뒤 경품 제공 등으로 사행행위규제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발 시 영업소 폐쇄 및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렇듯 명확한 규정이 존재하고 경찰 역시 최근 성행하고 있는 홀덤 펍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홀덤 펍 운영은 대부분 바지 사장(필요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는 운영자가 아닌 사장)을 내세운다"며 "현금을 교환해도 실제 명의가 달라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홀덤 펍 내에서 현금이 오간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지만, 계좌 추적이 막히도록 제 3자를 개입하는 등 추적의 혼선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어 "신고가 들어와도 '홀덤펍 동호회'라고 하면서 현금 거래 자체를 손님과 함께 부인하기 때문에 단속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홀덤 펍 성격상 일주일만 이용해도 업주와 손님의 신뢰 관계가 형성돼 현금 교환이 가능하다.

한 홀덤펍 장기 이용자는 "단속은 무의미하다. 도박으로 잃은 돈은 도박으로 따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며 "영업 정지되면 다른 홀덤 펍을 가면 그만이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의 한 홀덤펍의 모습.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황진환 기자

해법은 '공정 세금?'…"도박 장려 우려 있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따르면 사감위는 관광진흥업상 카지노업, 경마, 경륜·경정, 복권, 소싸움 경기 등에 대해서만 불법성을 단속할 뿐이다.

통상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돼 운영되고 있는 홀덤 펍은 사행산업으로 변질되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방치되고 있다.

결국 홀덤 펍을 합법화하고 매출에 따른 세금을 매겨 공급자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의 관리·감독 아래에 놓고 세금을 통해 업주의 공급을 제한하고 수요층 역시 도박이 아닌 스포츠로 즐기도록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개인사업자는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을 결정해야하지만, 홀덤 펍은 현금 교환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탓에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세금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는 것에 효과는 분명하지만, 도박을 장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세무서 국세심의위원은 "세금을 위해 홀덤 펍을 허용한다면 도박을 장려하는 아이러니가 생길 수 있다"며 "강원랜드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데 도박과 술을 함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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