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10일 검찰 소환조사에 출석한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비(非)이재명계의 집단 반발이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이 대표의 소환을 기점으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중대한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李, 무혐의 입증 자신 있지만 '내부 분열' 우려
이재명 대표는 10일 오전 10시30분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이 대표는 이날 포토라인에서 최근의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부당함을 적극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검찰 소환에 출석해서 조사받는데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나. (검찰청에) 그냥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부 당 지도부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도 이 대표와 동행할 예정이다.이 대표는 일단 자신의 무혐의 입증에 자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자칫 이번 검찰 소환조사를 기점으로 가까스로 이어지고 있는 당의 단일대오가 틀어질 수 있다는 데 우려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 측근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계기로 내부에서 '부당한 소환'이라며 분노하고 있고, 동시에 단합의 분위기가 공급되고 있다"라면서 "잘 합심해서 탄압을 이겨내겠다"라고 사실상 비이재명계의 이탈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실제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새해 첫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데 이어, 다음날인 2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는 등,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당 내부 단속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지도부 접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혼연일체 하나가 돼 올해는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현재 민주당에서 비이재명계 의원 다수가 친(親)문재인계다. 이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젠 야당 대표 신분…"향후 변호인 보강할 것"
이 대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비이재명계와의 불안정한 동거를 의식한 듯, 주말 공개일정을 자제하며 변호인과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비록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2년 전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결론이 난 사안이지만, 이 대표가 이제는 야당 대표 신분이고 자신도 검찰 수사를 '야권 탄압'으로 규정한 만큼, 검찰조사에서 조금도 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변호인도 향후 추가 선임할 방침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검찰 소환조사 단계라 성남FC 건으로 선임된 변호사는 일단 1명인데, 앞으로 당연히 보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당대표 신년 기자회견 일정 역시 검찰 소환조사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대변인은 "빠르면 12~13일, 설 연휴 전이라면 16~17일 가능성이 있다. 검찰 소환조사 이후 당대표가 지도부와 협의한 뒤 기자회견 날짜를 잡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소환조사 이후 검찰발 '피의사실 공표성' 보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적극 대응하며 맞불을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설 연휴 전으로 일정을 못박은 건 설 밥상 여론을 염두에 둔 조율로 보인다.
한편, 9일부터 30일간 1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한다. 지난 6일 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이번 임시국회 소집을 민주당이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을 막으려는 '방탄용'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어, 쟁점 민생 법안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