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상승한 주가…바닥 찍었나

증권가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 선반영" 분석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다. 이미 예상됐던 실적부진 충격보다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00원(1.37%) 상승한 5만 9천 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363억 원, 기관이 242억 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돌았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 3천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13조 8천억 원) 대비 69%나 급감한 수치로, 증권사 평균 전망치(6조 9254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던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적과 반대 방향으로 향한 주가를 놓고 증권가에선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라는 시장 심리가 일찍 반영된 결과라는 취지의 분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는 반도체 업황은 올해 2분기 말, 3분기 초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고객들의 재고 재축적이 시작되고 4분기에 수요가 회복되며 반도체 가격의 회복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 주가는 6~9개월 이후의 업황 및 실적을 선행하는 경기선행지표에 동행하며, 단기 실적‧업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반기 회복 전망이 현재 주가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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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통화에서 "주가는 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하반기 회복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가 주가 바닥이 아니냐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 역시 이번 어닝쇼크를 계기로 감산과 투자 축소 흐름에 동참해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 전망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는 특성상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경우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며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적자 기록으로 올해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축소 효과는 상반기보다 재고가 줄어든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5.32포인트(1.12%) 오른 2289.97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884억 원, 기관은 2772억 원 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은 5711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는 9.02포인트(1.33%) 상승한 688.94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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