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낸시 펠로시 의장 후임자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하원은 118대 의회 개회일인 3일(현지시간) 전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다.
관례대로라면 다수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선출됐어야 했다.
그러나 이날 낮 진행된 투표에서 매카시 의원이 과반인 218표에서 한참 모자란 203표 득표에 머물렀다.
더욱이 매카시 의원은 야당 원내대표인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의원이 득표한 212표보다도 적었다.
공화당 의석이 222석, 민주당 의석이 212석인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내 19개의 반란표가 나온 것이다.
이는 공화당 강경파들이 매카시 의원 대타로 앤디 빅스 의원 등을 후보로 추천해 표가 분산된 때문이다.
하원은 이날 4시간 만에 다시 2차 투표를 벌였지만 1차 때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어 1시간 뒤 또 다시 3차 투표에 나섰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공화당 강경파는 바이든 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에 필요한 다양한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하며 매카시 의원을 압박했다.
매카시 의원이 그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저자세를 취했지만 결국 1차 투표에서 의장 직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다시 진행되게 됐다.
1923년 당시 의장 선거에서는 2개월 간에 걸쳐 9차례 투표가 반복됐다.
미국 의회는 하원의장을 선출하기 전에는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되지 않는다.
매카시 의원이 이날 1차 투표 이후 당내 반발 세력을 상대로 물밑 설득 작업을 펼폈지만 허사로 끝나면서 하원 의장 선출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