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 가시화, 견제하는 당권주자들…'윤심' 부작용 우려도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두 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하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의 향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주류와 적극 지지층 사이에서는 '윤심이 곧 당심이고,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논리가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인데,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김장연대'가 가시화되며 김 의원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실체가 불분명한 윤심 논란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심100%'로 당대표 선출…'김장'에 관심 쏠리는 이유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일반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이번 개정안에는 당대표 선출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 사이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제 '당심'으로만 당대표를 뽑게 된 것이다. 선거권을 가진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80만 육박하는 상황에서 개별 당원들의 성향은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집권 1년차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기보다는 힘을 실어주자는 당심이 압도적"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 지지자들의 가입 사례도 있지만, 탄핵 당시 실망해 탈당했다가 돌아온 전통 지지층의 사례도 많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두 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결국,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인물에 유리한 구도로 보이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장제원 의원의 움직임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 체제가 무너진 이후부터도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간장연대(안철수-장제원)' 등 장제원 의원이 중심이 된 차기 당권 구도가 흘러나올 때마다 당은 요동쳤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장제원 의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움직이기보다는 대통령실의 생각이겠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최근에는 '김장연대'가 가시화된 양상이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한 장 의원은 '김장연대'에 대해 "맞선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며 "커피도 먹어보고 영화도 같이 봐 보고 밥도 같이 먹어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22일 SBS라디오에서 '제가 데이트 전공'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이번에 도입된 결선투표제의 영향으로 '김장연대'의 위력이 더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 후보가 지지율이 낮더라도 2위 안에만 들면 결선 투표를 통해 비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당심을 규합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지지층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미정이지만, 나 전 의원 및 친윤 후보군의 교통정리가 이뤄진다면 승산 높은 싸움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세게 비판하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외부에서 온 안철수 의원은 당원들에게 확고한 지지를 받는다고 보기 힘드니 둘 중 누가 올라오든 친윤 후보와의 1대1 대결이 이뤄진다면 친윤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상황 모르니 '김장' 이야기" 견제구…"대통령에 부담" 비판도

'김장연대'의 밑그림대로 차기 전당대회가 치러질 상황이 펼쳐지자, 당권주자들의 견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면 척박한 수도권 환경을 아는 당 대표 필요하다. 그걸 모르기 때문에 '김장연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수도권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김기현 의원 같은 경우는 혼자 힘으로 힘드니까 누군가와 손잡고 영향력 있는 사람하고 함께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누구한테 당대표라는 자리를 맡겼을 때 공정한 공천을 하고 당을 개혁할 것인가 (당원들이) 아주 전략적인 판단, 성숙한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여기에 당안팎에서는 '윤심'의 실체 여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성향상,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보다 끝까지 다양한 후보들이 경쟁하기를 바랄 것"이라며 "친윤 후보라는 분들의 주목도가 높지 않은데, 이미 특정 루트를 통해 당에 의중을 전달한다는 것은 모두 소설"이라고 말했다.

한 다선 의원도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적이 없는데, '윤심'을 운운하는 것은 자기만 빛내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만에 하나 윤 대통령이 밀었다고 소문이 난 후보가 당대표가 되지 못하면, 결국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지게 될 텐데, 지나친 윤심팔이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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