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근 경남,북 지역 가금농장에서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북 성주지역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는 등 23일 현재까지 전국 15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계란 가격과 수급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직 국내 AI 발생이 정점을 찍지 못한 상황이어서 가격과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겨울철 고병원성 AI가 지난해에 비해 22일 일찍 발생했고 철새가 내년 1월까지 유입될 수 있어 국내 산란계 농장에서의 고병원성 AI 확산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선 계란 가격은 AI가 확산하며 꾸준히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 계란 한판(특란 30개)의 소비자 가격은 6672원으로, 평년(5552원)보다 16.7% 올랐다. 한달 전 6593원에 비해서는 79원 오른 가격이다.
정부가 계란 수입의 기점으로 보는 7천원은 이미 넘어선 지역도 나타났다. 세종지역에서는 지난주 7102원에 거래됐었고 이번주도 7058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6,744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오름세는 다소 주춤하며 박스권을 유지하는 형상이다.
이 같은 달걀 가격 변동은 AI로 인해 많은 산란계가 살처분됐기 때문이 아니다. 농식품부는 AI 확산을 우려하는 수급 불안심리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병원성 AI 확진판정으로 살처분 조치된 산란계는 23일 현재 186만수이다. 적지 않은 수지만 전체 사육 마릿수의 2.38%로 아직 달걀 수급에 영향을 줄 규모는 아니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살처분 이후에도 지난해 12월보다 현재 사육 산란계 마릿수가 162만 마리 더 많은데다 계란 생산량도 하루 평균 4500만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란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앞으로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국내 계란 수급상황이 악화될 우려도 있어 정부가 신선란 시범 수입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국영무역을 통해 내년 1월 중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 개를 시범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는 현재 하루 계란 소비량의 2.7%에 불과한 적은 물량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번 시범 수입은 향후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국내에 부족한 물량을 즉시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수입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스페인에서 직접하게 되며 내년 1월 중 판매를 희망하는 대형마트, 식재료업체 등에 우선 공급하고 추후 수급 상황을 봐가며 추가 수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계란 수입에 이어 병아리 수입도 검토된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병아리 생산이 가능한 성계(어른 닭)의 마릿수가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고병원성 AI 확산 시 국내 사육기반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내년 2월부터 병아리를 수입해 살처분 농가 등에 공급하는 계획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