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가 충북도립대학교와 청남대에 대해 본격적인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당장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통해 구조 개혁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엄격한 예산 통제의 신호탄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22일 충청북도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충북도립대학교는 공병영 총장이 사퇴하면서 24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 공백 사태를 빚고 있다.
총장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했지만 도가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유능한 총장이 필요하다"며 모두 부적격 결정을 내리면서다.
결국 도는 총장 재선출 절차를 잠시 보류하고 조만간 10~15명의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추진단을 구성해 대학 구조 개혁부터 검토하기로 했다.
혁신추진단은 앞으로 해마다 130억 원 가량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도립대에 대한 조직 진단과 함께 발전 방향 등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도내 곳곳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며 엄격한 통제 의사를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읽히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도청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도립대의 방향에 대해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도립대가 누구나 가고 싶은 대학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도민과 구성원들의 공감이 있어야 하는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혁신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도 개혁의 칼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충북도는 조만간 민선8기 충북지사직 인수위원장으로 일했던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12명의 관광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수익 모델 창출 등 실질적인 청남대의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관리소장을 직위 해제하는 경고성 인사 조치까지 단행했다.
다만 구조 개혁 과정에서 기존 조직의 한계와 반발 등에 따른 잡음도 당분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북도립대 총학생회 등은 벌써부터 "총장 임명 논란으로 학교 명예와 대외적인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고성 인사 조치 결정을 받아든 충북도청 공직사회도 술렁이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도립대와 청남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며 "객관적인 조직 진단과 다양한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최대한 조속히 미래 발전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