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심사를 놓고 춘천시 일부 고위 간부가 춘천시의회와 반복해 마찰을 빚는 일이 벌어져 시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했던 육동한 춘천시장의 구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춘천시의회의 육동한 민선 8기 첫 내년도 당초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A국장이 예산 삭감에 대해 시의원들에게 항의하자 회의 진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춘천시의회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본회의 시정질문 직전에 정회를 선언, 시 집행부의 사과를 요구했고 결국 1시간15분 가량 지나 부시장이 유감을 표명했다.
사태는 의회 경제도시위원회에서 산업단지 통근버스 지원 예산을 삭감하려고 하자 A국장이 항의하면서 촉발됐다.
정경옥 의회 예결위원장은 "당시 A국장이 삭감시키면 어떻게하냐,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복도까지 쫒아 나와 반복적인 말을 하고 위원장 사무실에 가서 얘기 하자고 해 예결위 의원, 국과장, 계장이 착석해 대화를 이어갔지만 (A 국장이) 탁자를 손으로 치면서 같은 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A국장은 예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지만 시의회에서는 이번 사안이 예결위원장 개인이 아닌 춘천시의회 위상을 실추시킨 행위라며 사과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A국장은 지난해 9월 시의회의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도 비슷한 일로 사과하는 전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운기 춘천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은 "의회의 결정에 대해 이의 제기는 할 수 있겠지만 대의 기관인 시의원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보인 것은 시의회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향후 동일한 일이 발생 되지 않도록 육동한 시장은 직원들 교육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국장은 "그 예산을 삭감하면 춘천시가 기업 유치를 위해 기업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내년 1월부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전화로 사과했고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