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의회, 2023년도 관광 예산 2/3 삭감…사업 차질 불가피

 

대구 중구의회가 2023년도 중구 예산을 이례적으로 큰 폭 삭감했다.

중구의회는 14일 제28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구가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 3025억원 중 58억원을 삭감하고 예산안을 2967억원으로 의결했다.

삭감 폭은 1.93%로 역대 중구의회가 삭감한 예산안 가운데 가장 컸다. 통상적으로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의 0.8%~1%를 삭감한다.

삭감된 예산은 대부분 관광 사업비다. 당초 77억원으로 편성됐던 중구 관광 예산은 1/3 수준인 25억원으로 의결됐다.

특히 이인성 화가가 운영했던 다방 '아르스'에 기념관을 조성하는 사업 예산 35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중구의회는 "존폐 위기에 놓인 약령시 내에 이인성 기념관을 조성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실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고 미디어 아트로 공간을 꾸미겠다는 계획은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부족하다"고 사업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의원들은 "미디어아트로 운영하면 향후 막대한 운영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해 '돈 먹는 하마'가 될 우려가 크다. 또 이인성 기념관 조성 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 좁고 천장이 낮은 공간에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예산이 전액 삭감된 사업으로는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동성로 미디어아트 구축 등이 있다.

한강 이남의 최대 감옥으로 불린 대구형무소가 자리했던 삼덕교회에 기념관을 조성하려던 계획의 경우 지난해 12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중구는 예산을 5억원으로 대폭 줄여 2023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으나 또다시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중구는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면서 여러가지 신규 관광 사업을 발굴하려고 했는데 의회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해 당혹스럽다. 여러차례 사업 취지에 대해 설명했으나 의회에서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구는 "삭감된 예산의 84%가 민선 8기 첫 발을 내딛는 구청장의 5대 핵심 공약인 '역사문화자산의 보존과 복원을 통한 관광 인프라 조성'의 주요 사업들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구청의 노력이 시작도 전에 발목을 잡혀 현안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의회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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