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탄생'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화로, 청년 김대건의 발자취를 따라가도록 전개된다. 선발된 신학생에서 신부가 되고, 결국 순교하기까지 김대건이란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담아냈다.
'탄생'의 배경인 조선 말은 세도 정치로 부패해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시대다. 그 안에서도 천주교인들은 모두가 평등한 새로운 사회와 근대의 꿈을 꾸며 작은 공동체를 이뤄 살아간다. 집안 대대로 믿음을 가진 김대건은 조선인 신부가 되기 위해 마카오로 신학 공부를 하러 떠난다.
김대건은 조선 최초의 신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가 어떻게, 왜 그런 길을 선택했는지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탄생'은 호기심 많은 청년 김대건이 신학을 공부하며 꿈꾸고 그렸던 조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펼쳐낸다.
김대건은 친구의 죽음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도 결코 공부를 놓지 않는다. 그 시간은 괴롭고도 지난한 성장인 동시에 김대건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이별하고, 헤어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그는 결코 조선에 천주교가 뿌리내리는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시대의 개척자였지만 영웅적인 모습 이면에는 인간적 고뇌, 새로운 세상을 향한 동경, 대담한 모험심 등도 공존하고 있다. 모든 수식어를 내려놓는다면 김대건은 중국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했을 뿐 아니라 세계지리, 항해술, 역사, 기행문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20대 청년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김대건의 여정은 '순교'로 마무리된다. 그 앞에 '배교'(믿던 종교를 배반하는 행위) 없이 기꺼이 몸을 내던진 수많은 조선 천주교인들, 그리고 외국인 선교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천주교 박해 속 '보통 천주교인들'의 '순교'가 결국 김대건의 '순교'까지 이른다.
연기 내공이 상당한 배우 윤시윤이 김대건 역을 맡아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10대 소년에서 서서히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나아가는 20대 청년 신부를 완성한다. 대사의 많은 부분이 각국 언어로 이뤄지지만 윤시윤은 전혀 어색함 없이 감정을 층층이 담아낸다.
이밖에 배우 안성기, 윤경호, 최무성, 백지원, 차정화, 이준혁, 김강우, 정유미 등이 출연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김대건에게 힘을 보태고자 했던 조력자들로 활약한다. '비정상회담'에서 활약한 로빈 데이아나 등의 외국인 배우들도 합류해 사실성을 더했다.
영화 '탄생'은 오늘(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