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22일(화)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강순주 제주4.3 생존희생자
◇박혜진> 제주 4.3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금 지급이 최근 시작된 가운데 보상금을 기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4.3 생존희생자인 강순주 씨가 4.3 의인 선양과 평화를 위해 써달라며 국가 보상금 천만 원을 유족회에 기부했는데요. 이 시각 제주4.3 생존 희생자인 강순주 씨를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강순주> 네네.
◇박혜진> 이번에 4.3 국가 보상금 받으셨는데 어떻게 그 보상금을 기부하게 되셨어요.
◆강순주> 저는 문 서장님을 위해서 제가 고마운 운해를 갚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한 겁니다. ◇박혜진> 그러셨군요. 지금 말씀하신 분이 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님의 도움을 받으셨다는 말씀이신 거죠.
◆강순주> 네네. 그렇죠.
◇박혜진> 먼저 강순주 선생님께서 70여 년 전 4.3때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셨나요.
◆강순주> 아무리 양심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잘못한 것은 없고 공포심 때문에 도망다니다가 잡혀간 건데 그때 아무런 혐의가 없는 걸로 석방이 됐습니다. 그런데 2차로 또 경찰서에서 오라해서 갔더니 동네 분들이 저희보다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죠. 그분들이 동조자가 있느냐 했더니 그분들이 고문에 못 이겨 저와 같이 도망다니던 분을 얘기한 겁니다. 그래서 조서 받는 과정에 엄청난 고문도 받았고 저희들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차라리 죽여달라 우리는 그런 사실이 없다 했는데 마침 검찰 조서 받는 날에 가 보니까 그분들이 계셨어요.
그분들에게 형님네 우리가 뭘 같이 했다는 얘기입니까. 내가 그렇게 하시면 안 되지 않아요 했더니 그중에 한 분이 이거 보라. 우리가 이렇게 고문을 당할 때 무슨 말 인들 못하겠나. 그 순간을 피하려고 말을 얘기한 거다라고 얘기하더라구요. 그러다 저희들은 당시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석방된 겁니다.
그 후에 또 경찰에서 오라고 해서 성산포에 수형 되었을 때 어떠한 과정에 의해서 구금이 되고 어떻게 처리되는 건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문형순 서장님이 당시 해군 중령 김두찬 씨가 9월 6일까지 집행해서 보고하라는 공문을 받아서 항명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들도 그것을 나중에 안 겁니다. 저희들이 어떻게 알겠어요.
◇박혜진> 그렇군요. 강순주 선생님께서는 그때 10대 청소년이었는데 아무 죄 없이 붙잡혀 갔다가 나중에 풀려났는데 왜 풀렸는지도 모르고 나중에 문형순 경찰서장이 항명을 하면서 풀어준거였군요. 당시 강순주 선생님뿐만 아니라 여러 명이 석방되었잖아요?
◆강순주> 맞습니다. 221명입니다. 문형순 서장님이 저희들 석방하면서 해주신 교훈을 저는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문 서장님이 석방할 때 당신에게 고맙다고 인사 안 해도 된다. 앞으로 사회를 위해서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만이 나에게도 고마운 표현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시 가정 정리되고 한국전쟁이 한참 치열하게 할 때라서 내가 국가를 위해서 문 서장님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하는 그 말을 생각하며 군에 지원해서 갔습니다. 해병대에 가서 열심히 근무를 했고 지금까지 살아 있고 6.25 당시에 운이 좋았던 거죠.
◇박혜진> 그렇군요. 강순주 선생님께서 이번에 보상금을 기부하시면서 다시 한번 문형순 경찰서장님의 업적을 알리게 됐고 충분히 그 뜻을 이루신 것 같아요.
◆강순주> 아닙니다.
◇박혜진> 지금 4.3 해결을 위해서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계속 힘쓰고 있잖아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강순주> 국가에서 큰 배려를 해 주셨고 4.3인들이 그동안 삶에 따라서 생각이 다르겠지만 이구동성으로 국가에 대해서 고마움과 따뜻한 배려에서 국가가 잘못했다 하는 뜻에서 보상을 해 주신 거잖아요. 한 없이 고맙죠. 우리나라가 지금 얼마나 어렵습니까. 저 같은 사람은 1차로 이렇게 돈도 주셨고 모든 것을 인정해서 보상까지 해 주신 거 고마운 거죠.
◇박혜진> 앞으로 조금 더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으세요.
◆강순주> 다만 문 서장님과 같은 분을 넓은 차원에서 생각을 해 주시고 그런 분을 잘 받들어서 저는 국가를 위해서 서슴지 않고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제2, 제3의 용단있는 사람이 생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박혜진> 강순주 선생님께서는 故 문형순 경찰서장님처럼 제주4.3때 선한 일을 하셨던 의인들을 조금 더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후대들이 더 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말씀이시네요.
◆강순주> 네. 그렇습니다.
◇박혜진> 하늘에 있는 문형순 경찰서장님이 강순주 선생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흐뭇해하실 것 같아요.
◆강순주> 글쎄 모르겠습니다. 문 서장님은 저를 어떻게 사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사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분은 지금도 묻혀 있는 것이 너무 산야에 묻혀 있는 것이 초라합니다. 저는 죽으면 국가 유공자로 호국원에 가게 됐는데 제가 마음이 아파서 문 서장님을 제대로 해결도 되기 전에 간다는 게 정말 기가 막히고 가슴이 아픈 일이죠.
◇박혜진> 그렇군요.
◆강순주> 제가 기쁜 마음으로 호국원에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저는 힘이 없어요.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요. 문 서장님을 따뜻하게 뜻있는 곳에 모셔야 되는데 정말 저는 문 서장님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
◇박혜진> 4.3 때 공헌하신 분을 우리가 조금 더 기릴 수 있고 그 분의 얘기를 후대에게 조금 더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강순주> 그렇죠. 너무나도 당연하죠.
◇박혜진> 알겠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강순주 선생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故 문형순 전 경찰 서장님의 의미 있는 행동과 용기 있는 결단들을 다시금 깨달으면서 많은 분들에게도 더 알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순주> 아. 고맙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저에게는 모든 것이 해결입니다.
◇박혜진> 그래요. 아무튼 너무 아름다운 기부의 모습과 귀한 말씀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순주> 제가 감사합니다.
◇박혜진> 네. 지금까지 국가 보상금을 기부한 제주4.3 생존희생자인 강순주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