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원전에 또 포격…네탓 공방 '여전'

IAEA, 10여차례 포격…"위험한 짓 당장 멈춰야" 경고
침공 후 러 원전 장악…체르노빌급 핵재앙 우려 지속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연합뉴스

러시아가 전쟁 이후 장악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다시 핵 재앙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전날 밤과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십여 차례 이상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폭발은 이 대형 원전 기지 인근에서 발생했는데, 정말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배후가 누구든지 당장 멈춰야 한다"며 "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에 있는 IAEA 팀은 일부 건물과 시스템, 원전 내 장비가 손상됐지만 현재까지 원전의 안전과 직접 관련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장악했다. 이후 계속되는 포격으로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 침공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1/5을 공급했다. 소비에트연방이 설계한 수랭식 원자로 6기로 구성됐다. 현재 원자로 가동은 중단됐지만, 전원이 차단되면 냉각 시스템이 멈춰 핵연료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 계속되는 포격으로 전력선이 계속 끊기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포격의 배후로 서로를 지목하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원전의 전력선을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타스통신도 러시아 원전 운영업체인 로즈에네르아톰의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포격이 원전의 저장시설 일부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방사선 누출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원전 회사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원전 시설 최소 12곳을 포격했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기 위해 원전 재가동에 필요한 시설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