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대한의사협회(의협)을 이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이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천명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서 의료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최근 2025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면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 만으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임 당선인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며,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망국의 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협회기를 건네받은 뒤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한국 의료는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자세를 취하기는커녕 의료 개혁이라며 의대정원 증원 2천 명을 고수해 대한민국을 의료 망국의 길로 내달리게 하고 있다"며 "정부가 촉발시킨 의료 농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하루 빨리 국민, 그리고 의료계를 향해 진정한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제42대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 당선인은 의료계 안에서도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로 다음달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한편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복지부가 (의대) 교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겁박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며 "의대 교수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14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하나로 뭉쳐 총력을 다해 싸울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