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서로 다른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기획자(팀)의 작품 제작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자료, 신규 프로젝트 등 60여 점을 영상, 사진, 설치, 사운드 등 다각도로 선보인다. 이들의 활동 기반 지역은 영국, 독일, 대만, 인도네시아(해외). 제주, 거제, 부산, 강원(국내) 등 다양하다.
'일시적 개입'은 기존의 행정구역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가 서로 관계하는 예술활동을 통해 동시대 로컬리티(지역)을 바라보는 전시다.
임근혜 관장은 18일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 이후 지역 공동체와의 결속과 연대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지역의 과거를 기록하며 현재의 문제를 고민하고 미래의 비전을 그리는 청년 예술가들과 지역을 재정의해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차승주 큐레이터는 "팬데믹 이후 국가 간 이동의 어려움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국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겨났다. 또 안전에 관한 염려가 커져 연대·돌봄 같은 공동체 활동이 확신했다"며 "이러한 움직임을 살피면서 '예술가는 지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출품작은 경상도 지역 선박 문화를 다루는 아카이브 자료와 전시, 의정부 기지촌 마을 커뮤니티를 주목한 프로젝트, 가상의 여성주의 예술가 레지던시, 제주도의 인권 문제 및 소수자를 위한 차별 없는 가게 네트워크, 부산 바다의 생태 환경을 둘러싼 프로젝트, 광주와 필리핀 트랜스 로컬적 예술 프로젝트, 독일 전쟁 경험자들의 치유 및 연대 프로젝트 등이다.
권은비 작가는 '빨래 프로젝트'를 통해 전쟁이라는 국가폭력을 경험한 사람들과 함께 비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두 차례(2015·2022) 진행했다. 2015년에는 전쟁과 냉전, 분단의 역사를 겪은 독일 베르나우 군사기지 주민들과 관계를 맺었고 2022년에는 구소련 독립국가에서 거주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작업했다.
또한 전시장 내 별도 리딩룸을 조성해 이번 전시의 이해를 돕는 필진 6명(김동일·민운기·심소미·용해숙·조희정·채은영)의 글을 소개한다. 관객은 전시 기간 '나만의 레시피 만들기' 등에 참여할 수 있고, 현대미술학회 공동 심포지엄 '움직이는 경계들' 등 다양한 연계행사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