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 과도한 위약금 부과·기숙사생 권익 침해 약관 운영 드러나

대학 기숙사 사업자별(국공립대학) 불공정 약관조항 현황. 공정위 제공

대학 기숙사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위약금 부과 등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인 제주대, 부경대는 6개 유형 가운데 3개 유형에서 시정조치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 26개 대학교 기숙사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직권 조사해 과도한 위약금 부과, 정산금 지연반환, 개인호실 불시점검 등 6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학 기숙사는 저렴한 비용, 접근의 편리성 등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 수가 많은 반면, 수용인원은 제한되어 있어 입소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사학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전국 대학교 478개교 중 396개교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체 학생 가운데 기숙사에 들어간 수용률은 22.7%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퇴실 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 및 환불불가, 정산금 지연반환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과 개인호실 불시점검, 개인물품 임의처분 등 기숙사생의 권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잇따랐으나 학생들은 기숙사 측이 제시하는 일방적인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공정위는 전국의 26개 대학교 기숙사 사업자의 약관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공립대의 경우 경상국립대, 공주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한국사학진흥재단행복기숙사, 부산대, 서울과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국해양대 등 12개 사업자며, 사립대는 건국대, 에듀이십일건국대, 경북글로벌교류센터, 영남학원,  경희대 국제ㆍ서울캠퍼스, 상아아카데미, 연세대, 영광학원, 원광학원, 익산글로벌교류센터, 한양학원, 호서대, 호서학원 등 14개 대학 기숙사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대학 기숙사 사업자별(사립대학) 불공정 약관조항 현황. 공정위 제공

그 결과 경북글로벌교류센터, 연세대, 영남학원 기숙사의 경우 입사 후 중간일(잔여기간이 60일~90일 정도) 이후 퇴사하는 경우 기숙사비를 환불하지 않거나, 환불하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과다하게 부과하고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위약금 공제 후 잔여일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잔여기간이 30일 이하인 경우 대체 입사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환불해 주지 않는 경우는 인정했다.

이들 3개 기숙사는 또 학생이 강제로 퇴사조치 될 경우 기숙사비를 일체 환불하지 않아 오다가 일정한 위약금을 공제한 후 잔여금액을 환불하도록 시정조치됐다.

경희대국제캠퍼스, 목포해양대, 제주대, 한국사학진흥재단행복기숙사는 사전 안내 없이 학생이 없는 개인 호실을 불시에 출입해 점검해 왔으며 부산대, 연세대, 원광학원, 전남대, 한양학원은 퇴사후 생활관에 두고 간 개인물품을 임의로 처분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 경희대서울캠퍼스, 부경대, 상아아카데미, 에듀이십일건국대, 영광학원, 전남대, 한국사학진흥재단행복기숙사, 한양학원, 호서대, 호서학원은 퇴사 후 상당기간이 지난 후에 정산금을 반환해오다 퇴사절차 완료후 즉시 반환으로 시정조치됐다.

이와 함께 8개 대학 기숙사가 '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사업자가 결정'하도록 약관에 명시해 오다가, 13개 대학 기숙사가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등에 공지한 사항의 경우 일정기간(1~3일) 지나면 학생이 인지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해 오다가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됐다.

대학별로는 조사 대상 26개 모든 대학에서 1개 유형 이상의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공립대의 경우 6개 유형 가운데 제주대와 부경대가 각각 3개 유형에서, 부산대와 전남대, 목포해양대가 2개 유형에서 약관의 불공정성이 확인됐고, 사립대는 연세대, 원광대, 영남대가 3개 유형에서, 건국대, 한양대, 대구대 등이 2개 유형에서 시정조치됐다.

공정위의 조치에 따라 모든 기숙사 사업자들은 문제되는 약관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불공정약관 시정으로 기숙사를 이용하는 대학생 및 학부모의 피해가 줄어들고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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