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익이며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되는 첫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늦게 발표한 미중 정상회담 보도문에서 시 주석이 대만 문제의 근원과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과 중국 내정에 관한 문제이며 통일을 실현하고 영토를 보전하려는 것은 중국 국민과 국가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 국가의 근본적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와 안정을 바라고, 전념하고 있지만 양안 평화·안정과 대만 독립은 물과 불처럼 화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언행을 일치시켜 하나의 중국정책과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차례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대만을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거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시 주석은 2017년 다보스 포럼 이후 5년 만에 얼굴을 마주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미 관계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희생시켜 경쟁하거나 번성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지키는 것은 양측의 대립과 갈등을 예방하는 중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가드레일이자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과 장벽을 쌓고, 공급망을 분리·단절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규칙을 훼손하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당 총서기에 재선임 된 것을 축하했고, 미국은 중국의 제도와 시스템을 존중하며 그 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을 견제하는 동맹을 결정하지 않으며 대만독립을 지지 하지도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시 주석에게 밝혔다.
이 밖에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을 추구하거나 중국의 경제발전을 중단시키고 중국을 견제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협의를 진행하며 거시경제정책과 경제관계, 무역에 대한 대화와 조정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기후변화와 공중 보건, 농업 및 식량 안보에서도 대화와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우르카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는데 시 주석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현 상황을 크게 우려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담 재재를 지지하고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와 포괄적 대화를 진행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며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궤도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측 발표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