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함께한 김건희 여사가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 프놈펜 현지에서 만난 심장병 소년에 대한 국내 지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병원에서 수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김 여사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 의료원을 이틀 만에 다시 방문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전날(12일) 김 여사가 직접 찾아가 만났던 14살 소년 '로타'의 선천성 심장질환 치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김 여사는 자신과 만남 후 소년에게 후원 문의가 국내에서 쇄도했다는 소식에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고 안도했다고 한다.
한 후원자는 이 소년을 우리나라로 이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김 여사는 이영돈 헤브론의료원 원장으로부터 병원 벽에 걸려 있던 십자가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이 병원장은 "오랫동안 병원 벽에 십자가가 걸려 있었지만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마침 여사께서 이 십자가에 관심을 갖고 질문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이 십자가를 선물로 드린다"며 "헤브론 의료원과 로타 역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관심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이 십자가와 같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현재 투병 중인 이 병원장에게도 각별히 건강을 챙겨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여사는 "헤브론 의료원이 국내외 더 많이 알려져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 전체가 희망으로 밝아지게 될 것"이라며 "제가 이런 희망을 주는 일에 보탬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 동행한 정상의 '배우자 프로그램'인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 헤브론 의료원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헤브론 의료원은 2007년 김우정 원장 등 한국인 의사들이 설립했다. 소규모 무료진료소로 출발해 지금은 연 6만여 명을 진료하는 현지의 중요 전문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대통령실은 "헤브론 의료원 재방문은 로타를 만난 뒤 지원 방안을 두고 걱정하는 김 여사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해 이뤄졌다"며 "김 여사는 불가피하게 이날도 캄보디아 정부가 제공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캄보디아에서 활동 중인 한인 청년들을 만났다. 코트라 청년창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에서 한국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과 수년 전 캄보디아로 이주해 조그만 잡화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편집숍을 운영하는 청년 등을 만나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