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핼러윈참사와 관련해 경찰을 넘어서 국무총리, 장관, 경찰청장 등 윗선에 대한 책임론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여당과 대통령실은 경찰 과실에 초점을 두면서 경질론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무작정 윗선 경질을 요구하는 건 '후진적'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은 부적절한 메모 논란으로 국정감사장에서 퇴장당하기도 했다.
야당은 우선 핼러윈참사 관련 정부의 후속 조치가 '꼬리 자르기'란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이번 참사 원인을 용산경찰서, 경찰청, 소방서로 떠넘기며 꼬리 자르기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고, 강민정 의원 역시 "말단 소방서장, 경찰서장한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행안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도 지위에 맞게 합당한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수장시키더니,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골목에서 젊은이들을 좁은 골목에 몰아넣고 떼죽음을 당하게 만들었다"며 "(이 장관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엄중하게 서울시장의 책임을 묻고, 용산구청장은 즉각 수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은 경찰 책임론에 집중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사건을 보고받고 그 자리에 있던 경찰을 재배치하고 지휘할 책임은 용산서장에게 있다. 137명의 경력만 제대로 지휘하고 재배치했더라도 이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무경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밀양 세종병원 화재, 광주 건물 붕괴 등 참사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야당이 여당이었던 정권에선 참사 발생에 대해 누가 책임을 졌나.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지는 윗선 책임론에 김대기 비서실장은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행정 공백이 생긴다. 지금은 사의를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무슨 사건이 났다고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저는 좀 후진적으로 보인다"고 반박하는 등 경질론에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 중 대통령실 참모진의 '웃기고 있네'란 메모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회 모독'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당하기도 했다.
해당 인사 색출과 퇴장을 강력하게 요구한 야당에 강 수석과 김 수석은 "국정감사 내용, 진행 상황과 관련 없는 사적인 얘기였지만 오해를 빚어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지만, 결국 퇴장당했다. 김 실장은 이후 속개된 국감에서 "두 수석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졌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야당이 "지금이라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김 실장은 "말한 사람(윤 대통령)이 아니라고 한다. 말씀을 실제 그렇게 한 게 아니란 사람도 있다"며 "민심보다 중요한 게 팩트"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