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는 환자 유치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작성하고 환자들은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 내는 임플란트 보험 사기가 전국적으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범죄로 인해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와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료 인상 등 금전 피해 우려가 있는 데다 공정한 의료 시장의 질서가 무너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치과의사 A(40대)씨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경남 밀양 한 치과병원에서 환자 유치를 위해 임플란트 치조골 이식술을 시행하지 않았는데도 환자들에게 치조골 이식술을 시행한 것처럼 허위 기록을 작성한 혐의 등을 받는다. 환자 31명은 A씨의 수법으로 인해 7300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내 보험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치조골 이식술은 시술할 임플란트를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치아를 둘러싼 잇몸뼈 주변에 치조골을 이식하는 의료행위다. 환자의 잇몸 뼈가 튼튼해 치조골 이식술을 하지 않고도 임플란트만 심을 수도 있지만, 보험금 수령 등을 위해 마치 치조골 이식술을 한 것처럼 보험사를 속이는 의료 행위가 현장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치과의사 B(50대)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남 거제 한 치과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임플란트를 심기 위해 하루에 치조골 이식술을 시행했으나 여러 날에 걸쳐 나눠 이식술을 시행한 것처럼 속여 거짓 내용의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 등을 받는다. 환자 29명은 B씨의 이 같은 수법으로 4700여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를 받는다.
치과에서는 환자 편의 등을 위해 여러 치아에 임플란트 수술을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하루에 치조골 이식술을 동시에 끝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면 보험사는 보험약관상 수술 1회로 보고 보험금을 환자들에게 지급한다. 하지만 하루가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 시행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면 여러 날 모두가 각 수술 건수로 잡혀 보험사에서 환자들에게 지급하는 보험금 액수가 더 커진다. 수술 날짜를 허위로 기재하고 보험사를 속였다는 점 등에서 엄연히 불법이다.
거제경찰서와 밀양경찰서는 최근 해당 치과를 압수수색한 뒤 의료법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A·B씨 의사와 환자 등 62명 모두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조사결과, 환자들은 1인당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1천만 원 넘게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 감소 등을 위해 보험사에 부당하게 타 낸 보험금을 되돌려주거나 의사가 대신 갚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범죄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의료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남 뿐만 아니라 치조골 수술 건수가 매해 증가하는 요인 등을 볼 때 전국적으로 해당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 3곳이 집계한 치조골 수술 건수는 2017년 9만 1073건에서 2018년 9만 8971건, 2019년 11만 6961건, 2020년 12만 3378건으로 늘었다. 보험금 지급액도 건수 증가에 따라 2017년 1014억 원, 2018년 1105억 76억 원, 2019년 1258억 원, 2020년 1323억 원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는 이같은 범죄로 선량한 대다수의 치과 의사들과 보험가입들에게 금전과 상대적 박탈감 등의 피해가 발생함과 동시에 공정한 의료시장 질서가 파괴된다고 지적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비양심적인 치과 의사와 환자들로 인해 이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선량한 치과 의사들과 보험 가입자들에게 금전 등의 피해와 함께 의료시장이 잘못된 경쟁으로 파괴되고 있다"며 "특히 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다가 형사처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