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핼러윈 참사 발생 1시간 15분 뒤인 10월 29일 밤 11시 30분 첫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종합방재센터(119 신고접수)가 10시 26분 서울시 안전총괄실에 사고 사실을 유선으로 처음 통보한 이후 유럽 순방 중이었던 오세훈 시장은 정책특보로부터 11시 20분 구두 보고를 받았다. 안전총괄실은 이보다 10분 뒤인 11시 30분에 자치경찰위원장에게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7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송경택 국민의힘 시의원이 '자치경찰이 안전총괄실로부터 사고 통보를 받은 시점이 밤 11시 30분인데 따로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그게 처음이었다"고 답했다.
경찰청법 개정으로 작년 7월 출범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주민 치안활동, 여성·청소년 보호·범죄 예방, 교통법규 위반 지도단속 등 지역 안전을 담당하지만 자치 경찰을 총괄하는 위원장조차 참사 발생 1시간이 넘도록 상황 보고나 파악이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과 31개 경찰서 자치경찰 4천여명은 시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통솔에 따라 안전사고 및 재해·재난 시 긴급구조지원, 지역 내 다중운집 행사 관련 혼잡 교통 및 안전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되어 있지만 사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셈이다.
특히 다중운집행사 안전관리의 경우 주최 유무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는 것으로 밝혀져 책임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빈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자치경찰은 주최자가 있는 행사만 대상으로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사과를 촉구하자 김 위원장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태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법에는 다중운집행사에 대한 안전관리와 교통관리 규정이 있지만 대통령령에는 다중운집행사 안전관리 지원이라고 표시돼있다. 사무분장에는 다중운집행사와 관련한 건 112 종합상황실에서 하게 돼 있고, 이건 국가경찰에 해당한다"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송 의원이 '자치경찰 사무 비중이 높은 지구대와 파출소가 국가경찰 지휘를 받는 기형적인 체계'라고 꼬집자 "자치경찰의 문제를 명쾌하게 짚었다"며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지구대 파출소는 원래 생활안전과 자치경찰 소속이었는데 자치경찰 제도를 운영하면서 갑자기 112상황실로 소속을 옮겼다"며 "자치경찰위는 환원하라고 주장하며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의원이 '지구대와 파출소가 자치경찰위의 지휘·감독을 받고 지자체 신속 보고가 이뤄졌다면 시간을 앞당겨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동의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치경찰위에서 재난 발생 우려를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능은 현재 시스템에 없다. 자치경찰이 소속된 서울청이 판단하고 자치경찰위가 이를 준용해서 판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 사안이 생겼을 때 (서울청과의) 보고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며 "자치경찰 사무라도 상황 발생시 자치위 의결과 심의를 거쳐야하는 사안의 경우 즉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논의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