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애도기간 지난 토요일로 종료가 됐습니다. 애도기간 동안 말을 아끼면서 정쟁을 자제해 왔던 정치권. 이제 본격적인 진상 규명과 책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조짐이 보이는데요. 거대 양당의 입장이야 거의 모든 사안에서 반대점에 서 있습니다마는 정의당의 경우는 사안마다 입장이 좀 달랐어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같은 입장 취했습니다마는 대장동 특검이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또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다른 스탠스를 취했죠.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 가지고 있는지 지난 10월 28일 새 대표로 선출된 분 정의당의 새 대표 이정미 대표 만나보겠습니다. 이정미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 이정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조금 늦었지만 취임 축하드립니다.
◆ 이정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축하의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사실은 참사가 터져서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침울한 마음으로 상황 보셨을 텐데요. 오늘 그 이야기하기 전에 그래도 새 대표로서의 각오, 포부, 한 말씀 주실까요.
◆ 이정미> 아까 진행자 분께서도 정의당이 어디의 편에 서느냐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민주당도 국민의힘의 편에 서는 것도 아니고 정의당은 국민과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제3당으로서의 자기의 존재 이유를 정확하게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당으로 다시 우뚝 서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네, 하실 일이 많습니다. 사실은 당의 내홍도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당도 추스려야 하고 또 약자의 편에서 빛을 비추는 당, 이런 정의당의 취지를 살리는 역할도 하셔야 되고 참사 얘기로 들어가 보죠. 일주일 돌아가는 상황을 쭉 보시면서 이번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파악하세요?
◆ 이정미> 저는 사실 이 정부가 재난안전에 대한 총체적인 난국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단 정부 행정당국의 어떤 인식의 문제도 드러났고 재난 안전에 대한. 그리고 이것을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도 다 무너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보고 체계 자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보고 체계로 진행이 됐고 행정부장관이나 경찰청장이 사고 발생 이후에 2시간 후에나 이런 것들을 보고받는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사고를 접하고, 참사를 접하고 곧바로 대응하는 어떤 태도들을 봤을 때도 거의 공직사회 기강이 완전히 무너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게 아닌가. 주말 사이에 새롭게 드러난 사실만 오늘 보더라도 말이죠. 이런 것들이 나왔습니다. 용산서장이 9시 반 정도에 삼각지 부근에서 상황 보고를 전해 듣고 바로 출발을 했는데 현장 도착까지 한 시간 반이 걸렸다는 거예요. 그 막히는 길에 차로 이동하다가 11시 5분에 파출소에 도착을 했는데 파출소 도착해서는 옥상 위에 올라가서 30분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그 지켜보는 동안 도대체 무슨 연락을 취한건지, 대책을 세운 건지 지금 알려진 게 없어요. 이분 그냥 지켜보기만 한 건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정미> 용산서장은 자신의 본분에 대해서 전혀 자각도 없고 그리고 그 참사 과정에서 정말 죽어가고 또 부상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그런 공감 능력도 없고 저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차 안에서 1시간 동안 그냥 가만히 있었냐라고 물어봤을 때 심각성을 못 느꼈다고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미 그 주변에 있는 많은 시민들은 서로 부상자를 구조하기 위해서 막 자발적으로 CPR을 하고 사람들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하고 이 와중에 정작 경찰서장은 그 심각성을 못 느꼈다. 저는 서장으로서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릴 것도 없이 자격이 없다 그리고 행해야 될 어떤 태도를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이 사상자를 더 발생시켰는지에 대한 직무유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분명히 물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아니, 왜. 왜 그 파출소 옥상에 올라가서 30분 동안 무슨 기동대를 투입 결정한 것도 아니고 서울경찰청장한테 보고한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쳐다보고 있었을 거라고 추정하세요. 보고가 30분 후에 됐거든요. 11시 30분 때 서울경찰청장은 첫 보고를 받습니다. 용산서장한테. 왜 그랬을 거라고 혹시 추정하세요? 조사는 해 봐야 되겠습니다마는.
◆ 이정미> 그 현장으로 뛰어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차 안에서 사건 보고를 계속 받았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경찰기동대 투입이라든가 이런 어떤 지시 명령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고가 일어날 거라고 하는 어떤 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서장이 치안체계를 담당하고 있었다는 점, 이것이 정말 경악스러울 일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저는 참 올라가서 30분 동안 서울청에 보고도 안 했다. 서울청에 보고를 안 했으니까 당연히 기동대니 뭐니 이거는 말할 것도 없죠. 혹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뭔가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가, 이런 거 다 감찰해 봐야겠죠.
◆ 이정미> 그렇습니다. 진짜 아무 생각이 없이 그냥 국민들한테 세금, 세비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무슨 다른 사유가 있었던 것인지 그리고 보고 받아서 출발하기 직전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이런 것들이 다 밝혀져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최초 보고서에는 10시 20분 도착이라고 썼습니다. 그래서 첫 보도는 저도 10시 20분에 도착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이태원..
◆ 이정미> 문서 위조한 거죠.
◇ 김현정> 문서 위조.
◆ 이정미> 네, 그러니까 11시 넘어서 도착했는데 10시 20분에 도착한 것으로 해서 문서위조를 했고 자기가 기민하게 상황에 대처했다고 하는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했던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것을 보고문서에다가 그렇게 위조를 한 상황까지 드러났다고 한다면 어떤 처벌의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용산구청장의 경우 사실 사전 컨트롤타워는 지자체장입니다. 안전대책 세우고 뭔가 준비를 해야 하는 그 지위는 이 구청장한테 있는데 사전 조치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사고 직전에는 위험 상황을 인지해 놓고는 지인들 단톡방에만 글을 올렸다는 거잖아요. 이 행동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정미> 저는 사실 이번에 용산서장이나 이 구청장의 행위를 보고 도대체 그분들 머릿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초기에 이게 참사가 아니고 현상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첫 번째 놀래켰고 두 번째는 지나가면서 위험 상황을 감지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지자체장으로서 그것에 대한 대응 체제를 바로 만들어갔어야 했는데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 단톡방에다가 위험할 것 같다 그러고 또 집으로 가요. 그리고 그다음에 제가 더 놀라웠던 것은 애도기간이라고 하면서 맞벌이 돌봄까지도 다 중단을 시켜서 돌봄 부담을 다시 부모들한테 안기는, 그러니까 이분이 어떻게 구청장이 됐지라고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장은 모든 자기 지역의 재난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책무를 지게 돼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법상에. 그런데 내가 여기 용산구청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 것인가에 대한 어떠한 인식도 준비도 없는 분이 당선이 됐다는 거 정말 너무 참담한 마음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 문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수밖에 없는데 경찰, 지자체 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 우왕좌왕 했던 사전, 사후 다 우왕좌왕입니다. 이 상황. 문책은 불가피할 텐데 이게 어디까지, 어느 선까지 가야 된다고 보세요?
◆ 이정미> 그러니까 이번 사건의 문책은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문책이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재난안전에 대한 총체적인 시스템이 마비돼 있었다라고 하는 것들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 국가기관의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의 사과부터 시작이 돼야 됩니다. 전적인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이 사과는 그것에 따르는 책임까지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일단 행정부 수장인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의 파면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요. 그들이 어떤 법적 위반을 했는가는 사후의 문제이고 이것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 1차적인 책임을 지고 파면을 해야 되고.
◇ 김현정> 파면.
◆ 이정미> 네, 두 번째는 제가 이 외신기자 브리핑 과정에서 국무총리의 어떤 태도와 인식을 보면서 이분은 더 이상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번 참사의 수많은 외국인들의 사상자도 발생을 했고 전 세계가 이 참사에 대한민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목이 집중돼 있는 그 한복판에서 정말 그 참사를 놓고 농담을 하는 얼마 전에 출근길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국격 얘기를 하셨는데 한마디로 심각한 국격 훼손에다가 이 정부는 이러한 재난대응을 제대로 해결해 나갈 능력이 없다라는 걸 그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신 분이기 때문에 총리에 대한 경질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몇 가지 좀 질문을 드려봐야 될 텐데 우선 사과, 대통령 사과. 대통령이 금요일에 법회에서, 추모법회에 참석했다가 사과를 한 번 했고 토요일에는 추모 예배에 참석해서 기독교 예배에서 사과를 했고 또 어제는 천주교 미사에서 사과를 했는데 이 정도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시는 걸까요?
◆ 이정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참사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준비된 책임 있는 사과가 돼야 됩니다. 종교 행사에 가서 그냥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미안한 마음이다, 지금 대통령의 마음을 묻고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뭐가 잘못됐는지 그래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그것을 굉장히 공식적 자리에서 얘기를 하셔야죠. 지금 대통령이 세 번의 사과를 했다고 얘기하지만 제가 볼 때 국민들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전반적인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과를 했다고 느낄 분들이 계실까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좀 법회나 예배나 미사에서 사과를 하는 이유는, 그러니까 대국민 사과를 아직 안 하는 이유는 조금 사과를 정식으로 하는 걸 꺼려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드시는 거예요?
◆ 이정미> 저는 이 공식적 사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그거를 꺼리고 시간을 미루고 그래서 뭔가 이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는 이런 것을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고 어차피 이 일은 책임을 묻게 되어 있습니다. 진상규명이 돼야 되고 책임을 묻게 되어 있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것에 대한 총체적인 정치적 책임자로서의 입장표명이 우선 되는 것이 마땅한 수순이고 더 이상 미루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정치적인 책임자로서의 정식 대국민 사과를 원한다. 이정미 대표 말씀이시고요. 또 하나는 총리 문제인데요. 총리. 총리가 외신 기자회견에서 말, 농담조의 이 말을 한 걸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옷까지 벗어야 하는 가라는 지금 청취자 반론도 들어오는데요. 그 부분 어떻게 보세요.
◆ 이정미> 이 총체적인 난국 상황에 정점에 계신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 일주일 동안 애도기간을 국민들에게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그 애도기간 안에 정부가 이 상황, 이 참사의 본질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어떤 인식의 전환이든 확립이든 이런 것이 있었어야 되는 것이죠. 그런데 행안부 장관의 이 면피성 발언으로 이미 상당히 국민들의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애도가 아니라 진짜 책임자한테 책임을 따져 물어야 되겠다, 이런 얘기가 나온 상황 한복판에서 행안부 장관의 그런 발언들을 두둔하는 듯한 얘기를 하고 농담을 했다는 점은 결국은 국무총리 인식이 하나도 바뀌지 않는 한 그 하부 기관의 어떤 인식 전환이라든가 시스템 정비도 있을 수가 없다라고 하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총리까지 사퇴하고 정치적 책임져야 한다. 정의당의 입장, 마지막. 그래서 특수본, 경찰 특수본 수사는 수사고 국정조사까지 국회에서 따로 투 트랙으로 굴러가야 하느냐, 아니면 일단 수사 지켜본 후에 국정조사를 할지 특검을 할지 그것은 조금 차후에 보자. 이 두 가지 중에서 정의당은 어느 쪽 판단이세요?
◆ 이정미> 즉각적인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는 게 정의당의 입장입니다. 정의당이 원내에서 최초로 이거는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얘기를 했고 그다음 날 지금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하겠다라고 발표를 했고요.
◇ 김현정> 정의당이 더 먼저 주장한 건가요?
◆ 이정미>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정부기관이 책임을 져야 되는 그런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경찰이 행안부 장관을, 대통령을, 국무총리를 명확하게 다 수사를 하고 이 사건의 어떤 과정들을 다 드러내고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저는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국정조사를 통해서 이번 과정 전반에 대한 서류제출 건이나 증언이나 의견진술 건 이런 것을 다 국회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사는 법의 위반 여부를 드러내는 과정이라면 국정조사는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이번 참사의 국정 사안을 다 드러내는 이런 과정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대표님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국회는. 경찰한테도 못 맡기겠다 하면 특검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정미> 일단은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체 규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명히 있습니다. 국정조사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 사안에 대한 모든 자료 제출, 증인 출석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고 제가 20대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경찰 당국이, 검찰 당국이 해결하지 못했던 상당한 실체적인 사실들을 드러내는 과정들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통해서 이런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보여지고 그 과정에서 더 이상 경찰 수사로만은 이 사건을 풀 수 없다 이렇게 판단이 된다면 즉각적인 특검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입장 확인하죠. 이정미 대표님 고맙습니다.
◆ 이정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당 신임 당대표입니다. 이정미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