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판단한 나노스(現SBW생명과학) 주식 200억원 규모를 동결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일부 재산에 대해 지난달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추징보전은 피의자들을 기소하기 전 이들이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동결하는 절차다. 검찰이 추징보전한 대상은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245억원 규모의 나노스 주식이다. 법원이 이를 인용함에 따라 김 전 회장은 나노스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김 전 회장 명의의 재산을 추적한 결과 그의 명의로 된 재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차명으로 돼 있어 실소유주를 가리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의 횡령·배임 의혹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2010년 '레드티그리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당시 경영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했다.
이후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함께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쌍방울의 실소유주는 김 전 회장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검찰은 쌍방울의 횡령·배임 등 의혹에 KH그룹도 연루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허위 사실 공표 혐의' 불기소 결정문에서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 등이 변호사비로 대납됐는지를 계좌 추적, 압수 수색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일부 전환사채가 횡령·배임, 자금 세탁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 대표 등과 쌍방울의 관계에 비춰 (전환사채 관련) 이익이 변호사비로 대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 임원을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검찰의 본격 수사 직전인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현재는 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8월 김 전 회장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한편 여권도 무효화하며 신병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