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발생하기 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는지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당일 통화기록까지 공개하면서 적극 반박에 나섰다.
두 기관은 참사 발생 이틀 만인 31일 '무정차'를 요청했다는 경찰, 하지 않았다는 공사의 반박, 했다는 경찰의 재반박, 그럼에도 요청은 없었다는 공사의 재재반박까지 눈살을 찌푸리는 공방을 이어갔다.
31일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29일 오후 9시 38분 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끊어졌고,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즉시 역발신해 1분 17초간 통화하며 무정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와 오후 11시 11분에는 통화한 기록이 없다"며 서울교통공사 측과의 통화기록을 공개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이 사고 발생 1시간 뒤에야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경찰은 "당일 오후 9시 38분쯤 전화상으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있다. 이태원에서 소방당국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밤 10시 15분인데, 경찰은 그 전에 무정차 요청을 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경찰이 사고 당일 밤 11시 11분이 돼서야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최초로 요청했다고 재반박했는데, 경찰이 통화기록까지 공개하며 서울교통공사의 재반박에 반박을 이어간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당일 사고 발생 전에 경찰 측의 무정차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후 9시 38분 통화는 경찰의 무정차 요청 내용이 아니었다"며 "그때는 이태원역장이 이태원 파출소장과 112치안센터장에게 귀갓길 승객이 역사 내에 포화된 상황으로 외부 출입구 유입승객 진입을 통제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후 11시 11분에 112상황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측으로 전화해 무정차 요청을 한 것이 최초"라고 강조했다. '오후 11시 11분에 통화한 기록이 없다'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핸드폰이 아니라 유선으로 연결해서 기록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밤 11시 11분 경찰로부터 무정차 통과 요청이 왔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측은 이미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라 이태원역에 몰린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무정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사고 소식을 듣고 밤 11시 6분쯤 이태원역에서 공덕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1대 추가 운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