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참사로 30일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단일 사고 인명피해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사상자 수는 233명이다. 사망자수는 이날 새벽 2시쯤 59명으로 파악됐다가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상당수가 숨지면서 오전 6시 기준 14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중상자 2명이 치료 중 사망하면서 151명으로 늘었다.
현재 부상자 82명 중 중상자는 19명으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단일 사고로 이같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최근 사례는 8년 전 세월호 참사다.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배에 탑승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다쳤다.
과거 도심 한 가운데서 벌어진 인명 참사에는 건물·구조물 붕괴 등의 원인이 있었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중간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통행하던 시내버스와 차들이 그대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버스로 등교하던 무학여고 학생 등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그로부터 8개월 뒤인 1995년 6월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다. 당시 두 참사의 원인은 부실 공사나 허술한 안전 관리 등에 따른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사망자 192명, 부상자 151명 등 343명의 사상자가 났다. 1993년 10월에는 전북 부안 인근 해역에서 서해 훼리호 침몰 참사로 승객 292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이태원 참사의 첫 신고는 전날 밤 10시 15분쯤부터 접수됐다.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수십 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첫 신고 후 약 30분 만인 밤 10시 43분에 대응 1단계를, 11시 13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총동원' 급인 대응 3단계는 첫 신고 접수 후 약 1시간 30여분이 지난 11시 50분에 나왔다. 화재나 건물 붕괴 사고와 달리 처음 겪는 압사사고에 대규모 구조인원 투입이 다소 늦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에 핼러윈 행사가 열리는 주말을 앞두고 10만명 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일순간에 인파가 몰리게 된 계기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