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야통·꾀돌이도 안 되나' LG, 비원 풀어줄 선장은 과연?

올해 정규 리그 2위로 가을 야구에 진출했지만 3위 키움과 플레이오프에서 지면서 시즌을 접게 된 LG 류지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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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신도, 야구 대통령도, 그라운드의 여우도, 꾀돌이도 허사였다. 쌍둥이 군단의 28년 비원을 풀어줄 수 없었다.

LG는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1 대 4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가을 야구를 마무리했다.

2002년 이후 20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 1994년 이후 28년 만의 KS 우승 도전이 또 무위로 돌아갔다. 1990년 MBC를 인수해 창단한 LG는 그해 통합 우승의 돌풍을 일으킨 뒤 1994년 다시 우승하면서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1997년 해태(현 KIA), 이듬해 현대에 막히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LG는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 2002년에도 KS에 진출했다. 당시 '코끼리'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초호화 군단에 맞서 접전을 펼쳤으나 이승엽 현 두산 감독, 마해영 등에게 6차전 승부처에서 홈런을 맞으면서 다시 우승이 좌절됐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야구의 신과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는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야신 김 감독도 KS 우승을 이룬 것은 LG가 아닌 SK(현 SSG)에서였다.

2002년이 LG의 마지막 KS였다. 이후 LG는 명장들을 영입하며 권토중래를 노렸다. 이순철, 양승호 감독에 이어 현대의 KS 3회 우승을 이끈 '그라운드 여우' 김재박 감독도 LG를 거쳤다. 김 감독은 현대 시절 야구계의 유명한 격언인 'UTU(Up team up), DTD(Down team down)·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가게 돼 있다'는 말을 남겼지만 정작 LG에서는 한번도 KS에 오르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에 앞서 LG의 우승 도전을 이끌었던 류중일 전 감독. 연합뉴스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 감독에 이어 LG는 2018시즌을 앞두고 또 1명의 명장을 모셔왔다. 삼성 시절 최초의 정규 리그 5연패와 KS 4연패를 이룬 류중일 감독이다. 류 감독은 특히 LG의 창단 30주년인 2020년 우승 도전을 공공연히 밝혔지만 4위로 실패했다.

LG는 이후 쌍둥이 군단의 적자로 불리는 '꾀돌이' 류지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류 감독은 바로 LG의 마지막 우승이던 1994년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기억이 있다. 류 감독은 사령탑 데뷔 시즌은 지난해 정규 리그 3위에 올랐지만 준PO에서 4위 두산에 졌다.

절치부심 LG는 올 시즌 기필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FA(자유계약선수) 박해민을 4년 60억 원에 데려와 지난해 출루율왕 홍창기와 함께 최고의 테이블 세터진을 이뤘다. 외인 타자의 부재에도 LG는 팀 득점 3위(715개)에 팀 평균자책점 1위(3.33)의 최강 마운드로 승률 6할1푼3리(87승 55패 2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SSG가 KBO 리그 최초로 개막일부터 1위를 놓치지 않으면서 LG는 2위에 머물렀다. 20년 만의 KS 직행을 놓친 대가는 컸다. 3위 키움과 PO에서 업셋을 당하면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류지현 감독은 2021시즌 전 LG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올해로 계약이 끝난 가운데 KS 진출과 우승의 호기를 놓친 상황. 류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1990년 당시 LG 사령탑은 원년 타격왕 백인천 감독이었고, 1994년에는 이광환 감독이었다. 과연 어느 사령탑이 LG의 20년 넘는 비원을 풀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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