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나면 중국의 엄격한 방역이 완화되기를 바랐던 여론과 달리 당 대회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 감염자가 나온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이 강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노인이 굶어 죽고, 격리자들이 노숙하고 청소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갇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칭하이성 성도 시닝에서 지난 20일 92명의 무증상감염자가 발생하자 당국은 이튿날부터 도시를 봉쇄하고 재택 근무와 생활 관리 조치를 전면 시행했다.
명보는 1인 미디어를 인용해 노인이 사망 전에 제대로 된 밥 한 끼 든든히 못했고 배달업체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통행증이 없어서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또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 갇혀서 창문을 통해서 밥을 전달 받았고 수 십 명의 노동자들은 3일 동안 두 봉지의 즉석 면요리 밖에 먹지 못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음식을 시켜먹으라고 했지만 배달 플랫폼에서는 음식을 보내주지 않았다.
또 농산물 및 부자재 유통센터에서 감염자가 나오면서 시장이 폐쇄돼 야채와 계란 가격이 폭등했다.
인터넷에는 격리된 사람들이 호텔 야외 주차장에 설치된 접이식 침대 위에서 이불 한 장으로 버티는 사진도 돌고 있는데 간쑤성 성도 란저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 곳의 한밤중 기온은 10도 이하다.
명보는 2020년 코로나 초기 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환자들이 야외 주차장에서 잠을 자는 장면은 중국 관영 매체에 크게 보도됐지만 이번 란저우의 상황은 보도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강화되고 있는 곳은 시닝과 란저우에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시작된 후베이성 우한시 한양구는 9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을 폐쇄됐다.
중국의 '제조 허브'인 광둥성 광저우시는 26일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를 개시하며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저우에서는 25일 코로나19 감염자가 73명 보고됐다.
인구 1천만 명의 정저우시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자 여러 지역을 봉쇄하고 비필수 사업장을 폐쇄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시 공장은 관내 식당을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기숙사에서만 식사를 허용했음에도 2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지나친 방역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 편집장은 26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중국내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의 경우 7일 격리에 3일 자가관찰(7+3)이면 충분하다며 격리기간을 임의로 연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시진의 의견을 전하는 기사 밑에는 "신장 우루무치를 봐라", "(윈난성) 루이리는 2년째 저러고 있다", "정저우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전문가들은 침묵하고 있다", "과학은 마법의 땅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성 댓글이 많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