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본격화에도 비명·친명 손잡는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개인 리스크가 이제 당 차원의 문제가 됐지만, 민주당은 똘똘 뭉쳐 한목소리로 대여(對與)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 집권 초기 그의 사법 리스크를 지적하며 당내 쓴소리가 쏟아졌던 상황과 대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 압색, 측근 구속에 한몸된 민주당

 
지난 24일 검찰이 여의도 민주당 중앙 당사를 압수수색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한목소리로 정부·여당을 규탄했다. 또, 다음날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전면 불참하면서 결과적으로 단일대오로 '이재명 지키기'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과 당직을 맡은 이 대표 측근 구속 등으로 당 차원 문제로 전이됐지만, 과거 이 대표에 비난 일색이던 비(非)이재명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사가 사상 처음 압수수색 당한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 "지금은 당 대표가 누구냐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당내 친(親)이재명계와 손잡고 대여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비명계와 친명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건 지난 지방선거나 전당대회 당시 상황과는 분명 대조된다. 당시 당내에서는 사실상 비명계인 친(親)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선·지선 패배에 대한 이 대표의 책임론 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리고 이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 논란을 두고 지난 17일 전재수 의원, 19일에는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일부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文도 수사선상…원팀 기조 이어질듯

 
검찰이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24일 오후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압수물을 옮길 상자를 준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나 비명계의 쓴소리는 지난 19일과 24일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으로 잠잠해진 분위기다. 이 대표를 비판했던 전재수 의원도 지난 2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 퇴진'을 거론한 김해영 전 의원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라 열린 의총에서도 비명계 의원들은 대체로 공개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과연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만으로 이 대표를 대하던 비명계의 기조가 이전과 180도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서해 피격 사건 논란'으로 구속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거론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것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칼날이 문 전 대통령 턱밑까지 온 만큼, 친문계 역시 작금의 민주당에 대한 검찰 수사 자체에 침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각자의 수장을 지키기 위해 비명계로 대변되는 친문계와, 친명계의 불편한 동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점나 그와 관련한 확실한 증거가 나오는게 아니라면, 설사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더라도 지금의 단일대오가 흩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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