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직원 100여명, 본사 앞 집단행동…"정리해고 철회"

전국화학노조 산하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유가공 전문 기업 푸르밀이 지난 17일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예고 없이 정리해고를 당한 직원들이 본사 앞에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푸르밀 대구·전주공장 직원 100여명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이번 정리해고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푸르밀 경영진은 적자 누적으로 인해 다음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힌 상태다. 소속된 전 직원들에게는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이날 본사 앞에서 "지금이라도 공개 매각을 진행하고 사업종료, 정리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라"며 "경영진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원들은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약 2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푸르밀이 폐업이 아닌 사업종료를 택한 것을 두고 비상적인 조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푸르밀 오너 일가가 부동산과 기계 등 법인 자산 매각을 통해 사익 추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해고일이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정리해고를 통지한 것도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도 성명서를 통해 "업계 종사자의 생존권 보장과 재매각 등을 비롯해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성장한 푸르밀은 2007년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100% 인수했다. 2009년엔 푸르밀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2017년까지 전문경영인인 남우식 전 대표 체제 하에서 꾸준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2018년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회사를 단독 경영하면서 적자가 커졌다. 
 
푸르밀은 신동환 대표 취임 직후인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지난해에는 124억원 등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신 대표는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 공고문애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 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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