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맞으면 거의 20만원" 고물가에 독감백신 발품팔기

병원 따라 가격 격차…온라인서 가격정보 공유 활발

연합뉴스

고물가에 겨울철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으면서도 한푼이나마 아껴보려는 시민이 늘고 있다.

올 겨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독감 유행이 예고됐다. 네 가족이 백신을 맞으려면 비용이 20만원에 육박하는 탓에 정보 공유와 발품 팔기가 필수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이윤정(33)씨는 25일 "가족이 5명인데 무료 접종 대상인 아이 1명을 빼고 4명이 독감 백신을 맞으려니 목돈이 들어 걱정"이라며 "저렴한 곳을 찾아 가더라도 차비나 시간이 소요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0)씨도 "병원 문 앞에 '독감 주사 있어요'라는 안내만 붙어 있고 가격은 쓰여 있지 않다"며 "싸게 맞고 싶은데 가격 알아보기가 번거로워 아직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감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이 아니어서 유료로 접종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제공한다.

그런데 병원마다 백신 종류와 가격 차이가 작지 않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내과 10곳에 독감 백신 가격을 문의해보니 국산은 3만5천~4만 원, 수입은 4만~4만5천 원을 받았다. 10곳 중 절반은 국산 백신만, 1곳은 수입산만 접종했다.

방역당국 설명에 따르면 병원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는 두 가지다. 독감 백신은 비급여 항목으로 예방접종 의료행위에 대한 비용을 병원이 자체적으로 산정한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백신을 공급하지 않고 병원이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탓도 있다.

온라인에는 독감 백신이 저렴한 병원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른다. '인천·경기 독감 주사 싼 곳', '주변 병원에 독감 백신 싼 곳이 있을까요?' 등 게시글을 지역별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직접 발품을 팔아 저렴한 곳을 찾으려니 진이 빠진다"며 "나는 그래도 싼 곳을 찾아볼 수 있지만 부모님이 비싼 곳에서 덜컥 맞으실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통상 독감 백신은 전 국민 40% 안팎이 접종한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연간 독감 예방 접종률은 2017년 37.5%에서 2018년 40.0%, 2019년 41.9%, 2020년 45.9%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2년 동안 잠잠했던 계절독감 유행주의보가 이미 발령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독감이 확산할 우려가 커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의 적극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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