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일본 상공을 비행하며 여행의 갈증을 달랬다. 여행이 고플때마다 찾았던 제주도가 익숙해질 때쯤, 일본 무비자 입국 뉴스는 직장인 최모(38)씨에게 기다리던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매일 항공권 검색을 하면서 타이밍을 보고 있어요. 아이 데리고 올 가을에 꼭 일본 여행 가려고요."
지난 11일부터 일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그야말로 폭증하고 있다.
12일 G마켓에 따르면,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23일부터 9월 말까지 일본 여행상품 예약은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천816% 증가했다.
이번달 들어서도 일본 여행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호텔 예약율이 10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패키지 여행 예약 역시 350%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 1위는 오사카였다. 뒤이어 도쿄와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가 차지했다.
여행 수요는 연말에 집중됐다. 이번달에 출발하는 여행객은 23%인 반면, 다음달 41%, 12월 22%로 연말에 수요가 가장 많았다.
여행사의 일본여행 상품 예약률도 덩달아 증가추세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일본 여행 예약율은 전달 대비 625% 증가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1천200% 늘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 무비자 입국 재개로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동계 시즌을 겨냥한 일본 소도시 중심의 단풍과 온천 여행 상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지금 떠나는 일본 여행' 기획전을 열고 다양한 일본 여행상품을 판매중이다.
모두투어 역시 가을단풍 모미지(もみじ) 여행을 테마로 한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지역별로 단풍이 절정을 보이는 때에 맞춘 여행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은 증편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인천~나리타·오사카를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증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30일부터 인천~나리타를 주 10회에서 12회로, 인천~오사카를 주 7회에서 10회로, 인천~후쿠오카를 주 3회에서 7회로, 인천~나고야를 주 2회에서 3회로 각각 증편한다.
코로나 터널을 견디며 일본의 빗장이 열리기를 간절히 기다렸던 LCC역시 여행객 수요에 맞춰 증편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다음달 23일부터 인천~다카마쓰 노선 운항을 재개하는 에어서울은 이번달 인천~나리타 기준 예약률 1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1일 50% 후반을 기록했던 제주항공의 나리타 노선 역시 이번달 들어 90% 후반을 넘어섰고, 인천~오사카 노선 역시 90% 초반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 수요가 늘면서 LCC측이 마음이 급해졌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 이전 대비 40% 운항 수준"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행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두 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
국내 LCC 항공사의 인천~나리타 왕복 항공권은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로, 코로나 이전 같은 노선이 20~3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두 배 가량 뛰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등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증편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항공편수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저렴한 항공권이 빠르게 매진되면서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달 30일부터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 횟수를 기존 주 28회에서 주 56회까지 증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