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보름동안 전술핵 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을 지휘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77주년이 되는 10일에는 평양에서의 행사 대신 지방인 함남의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전술핵 훈련 지휘를 마친 뒤 곧바로 지방으로 달려가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챙기는 민생 행보를 연출한 것이다.
검은색 가죽 코트에 중절모 차림을 한 김 위원장은 전술핵 훈련 때의 심각한 표정과는 달리 활짝 웃는 모습으로 농장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과 사진을 찍으며 격려했다.
특히 김명식 해군사령관과는 서로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찍는 등 소탈하고도 격의 없는 애민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연포온실농장은 군 공항인 연포비행장 부지에 조성된 85만여 평의 대규모 채소 농장이다. 온실만이 아니라 1천여 세대의 주택과 학교, 문화회관, 종합봉사시설 등이 함께 조성된 대농장지구라고 한다.
이 농장은 군사 시설에 군인들을 동원해 대규모 농장지구를 건설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 즉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상징하는 성과로 제시되고 있다.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이념과 주체적 건축미학사상이 완벽하게 구현된 사회주의문화농장의 탄생"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 테이프를 끊은 뒤 "인민들에게 남새(채소)를 풍족히 보장하자면 연포온실농장과 같은 대규모의 온실농장을 각 도에 건설"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에 참석했으며, 당 창건일인 이달 10일까지 공사를 마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대로 공사가 기한 내에 완료돼 이날 준공식이 개최됐고, 김 위원장은 "불과 몇 달 동안에 이처럼 희한한 대농장지구를 눈앞의 현실로 펼쳐놓은 것은 오직 우리 인민군대만이 창조할 수 있는 기적중의 기적"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당 창건기념일에 대규모 열병식 등 주로 중앙행사를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지방의 민생 현장을 방문했다.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하면서도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부각시켜, 인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수령 중심의 체제 결속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