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7차례 도발은 "전술핵운영 훈련"
북한이 어제 새벽에도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7번째 미사일 도발인데요. 오늘 새벽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전술핵운영부대의 군사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9월 25일부터 어제까지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 항공모함이 동원된 한미일 연합훈련에 맞대응한 북한군의 전술핵 운영훈련이었다고 밝힌 겁니다. 최근 북한은 도발 이후에도 이렇다할 보도를 내지 않았는데, 이번에 한번에 모아서 도발의 의미를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 하에서도 신속 정확한 작전반응 능력과 핵정황 대응태세를 고도로 견지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오전 오후 새벽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전술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77주년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데요. 북한은 당 창건 기념일을 노동당이 이끄는 체제의 견고함을 과시하고 내부결속을 강화하는 이벤트로 활용해왔습니다. 오늘 북한이 그동안 진행됐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전술핵 운용이라고 인민들에게 선전을 시작한 것으로 미뤄보면,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북한군이 실전 대응훈련을 했다. 즉 미군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핵무기 운용으로 맞섰다는 핵보유국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2. 확장 억제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앞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어떻게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전략을 택했다면, 이번 윤석열 정부는 확장 억제, 즉 한미가 연합해 항공모함이나 전략 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을 전개해서 압도적 무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략자산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한미 군사동맹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고 이와함께 일본까지 안보협력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탐지자산까지 모두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이번에 동해상에서 독도 인근에까지 일본 해상자위대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한미일 연합훈련을 재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입니다. 압도적 무력으로 도발 의지를 꺾고, 대신 비핵화의 길로 나오면 제재 해제 등 지원을 해주겠다는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적들과 대화할 필요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이렇게 말한 걸로 전해집니다. 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이번에 동해상에 한미 연합훈련이 벌어졌고 미군 항공모함 전단 등 전략자산이 동원됐다는 점을 굳이 인민들에게 숨기지 않았습니다. 전략자산이 전개돼도 이제는 핵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내부적으로 과시하려는 걸로 보이는데요. 도발의 의지가 꺾이기 보다는 핵보유국으로 지위를 굳히기 위해 외려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오늘 당창건일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에 나설 예정인데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일본과 동해서 연합훈련…민주당, "친일" 공세
한미일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행위'라고 비판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발언을 놓고 며칠째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표는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군사이익을 지켜주는 것"이라며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규정한건데요.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 정부 시절에도 한미일 합동 훈련을 했다며 '해괴한 친일몰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친일 국방'은 죽창가의 변주곡"이라고 거들었습니다. 한미일 훈련이 문재인 정권 때 세 나라 국방부 장관의 합의에 따라 이뤄졌으니 민주당 논리라면 친일 국방의 기획자는 문 전 대통령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과거 연합 군사 훈련을 동해에서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말을 할수록 "여당의 친일 본색만 드러날 뿐"이라고 되받았습니다. 민주당은 내일 이재명 대표 주재 회의를 열어 현 정부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공세를 높이고 있고, 반면 대통령실은 북한의 추가적인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4. 기름값 잡히나 했더니 이번엔 서비스 물가↑
가파르게 치솟던 소비자물가는 그 상승세가 최근 두 달 연속 둔화했습니다. 석유류 등 기름값이 어느정도 안정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 물가 지수는 106.53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습니다. 상승률로는 2001년 10월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분간 5%대의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모레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여전히 높은 국내 물가 상승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그리고 1400원을 훌쩍 넘어선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상수가 됐습니다. 문제는 금리인상의 폭인데요. 정부는 10월에 물가가 정점을 찍고 꺽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오펙 플러스의 석유 감산 결정, 환율 급등 등 물가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여전히 차고 넘칩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관련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0.5%포인트 빅스텝 인상을 예상해, 이번에도 빅스텝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5. 할머니 생신 맞아 모였던 일가족 참변
어머니 생일을 맞아 연휴에 시골집에 모였던 일가족 5명이 가스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제 오후 5시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80대 할머니 A씨와 그의 사위, 손녀딸 등 5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또 일가족 가운데 40대 여성 한 명은 의식을 잃은 채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경찰은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손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방 안에 쓰러져 있는 일가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북 무주경찰서와 전북 소방본부는 보일러 사고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