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하자마자 방 빼라" 청주 생활숙박시설 '날벼락' 무슨 일?

채권자 모 금융기관, 입주민 40여명에 최근 주택 명도 통보
오창산단 입주업체 직원 다수 거주…"당장 어디로 가" 분통
임대 업체 지난해 5월 소유권 넘기고도 1년 넘게 입대업
업체 연락처 수일 째 '착신 금지' 상태…입주자 불안 고조

충북 청주시 오창읍 640여 세대 규모의 '생활 숙박시설'. 최근 다수의 입주자들에게 점유자 명도(인도) 요청서가 발송돼 거주자들이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독자 제공

충북 청주시 오창읍의 한 대형 '생활 숙박시설'에서 입주민들이 대거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이곳에는 오창산단 입주업체의 청년 직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보증금 보전은커녕 당장 갈 곳도 없는 상황에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청주시 오창읍의 한 20층짜리 숙박시설에 부동산 업자의 소개로 입주한 A씨.
 
지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640여 세대 규모(2개 동)의 이 숙박시설을 겨우 찾은 A씨는 1년 동안 거주하기로 하고 계약했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다.
 
하지만 A씨는 최근 한 금융기관의 통지서를 받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숙박시설은 이미 지난해 5월 모 부동산 신탁 전문업체로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라는 안내와 함께 오는 14일까지 집을 비워달라는 요청이었다.
 
오창산단 한 입주업체로 이직하면서 어렵게 집을 구했던 A씨는 이 날벼락 같은 소식에 스트레스만 쌓여가고 있다.
 
A씨는 "계약 당시 전혀 듣지 못한 내용으로 통지서가 도착해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심정"이라며 "보증금 날리는 건 당연해 보일 뿐더러 지금 오창지역에 전·월세가 없어 당장 갈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A씨와 같이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나앉을 처지에 놓인 이 숙박시설 거주자만 무려 40명.
 
옆 동에도 같은 임대 업체가 분양받은 집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숙박시설에는 A씨와 마찬가지로 오창산단 입주업체의 청년 직원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업체는 지난해 5월 담보 신탁으로 소유권을 넘겨 놓고도 계약자들에게는 아무런 안내나 고지 없이 최근까지도 월세 임대업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계약서에 명시된 임대 업체의 연락처는 수일 째 착신이 금지된 상태로, 입주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활 숙박시설'은 숙박과 주거형이 합쳐친 오피스텔 형식의 거주 공간이다. 2000년대 초 도입됐으며 청주지역에서는 방사광가속기 유치 등 호재와 산단이 집중된 오창과 오송 등지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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