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체 노선버스의 92%를 차지하는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사측)이 29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노조와 사측은 이날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참석해 2차 노동쟁의 조정회의를 시작했다. 회의장에는 노조측 7명, 사측 5명 등이 참석했다.
회의 전에 앞서 노조는 회의실에 모여 입장을 정리했다. 이들은 '회의에 들어가봐야 알 것 같다'며 말을 아꼈지만, 기존의 입장차가 좁혀지진 않은 모습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나 경기도나 아직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며 "회의에 들어가봐야 교섭이 될지, 파행이 될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도 '마이너스 운영'이 계속되고 있어서 노조에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사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 연간 3천억 원, 유가와 가스값까지 오르면서 또 3천억 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는 등 연간 7천억 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협상 시한은 이날 자정까지로, 입장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에는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고 30일 첫 차부터 총파업에 나서게 된다.
노조 측은 '1일 2교대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운전자 1명이 격일로 새벽 첫차부터 마지막 운행까지 하루 17시간가량 교대없이 운전하다 보니 피로 누적과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10명 중 8명이 이같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또 서울시와 월 최대 100만 원가량 차이나는 임금 문제도 해결 과제로 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임금마저 적기 때문에 인력 유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도 마땅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운송수익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매년 7천억원씩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노조 측 입장을 반영해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준공영제는 운행 업무를 민간이 맡고,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종사자 처우 개선과 적자 노선 운행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장 예산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지자체는 난처한 상황이고, 노조 측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져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결국 총파업 결정 여부는 이날 진행중인 최종 협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교섭에 참여한 노조는 경기도 버스의 92%(1만600여 대) 규모여서, 파업이 시작될 경우 교통대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권역별 거점을 연계하는 전세(관용)버스를 최대 383대 투입할 계획이다. 또 파업 노선을 보완하기 위해 비 파업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 1377대를 증차·증회 운행한다.